현직 중견 검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의 불가피성을 조목조목 지적한 글을 4일 오후 검사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고 한다. 서울대·고려대·부산대 등의 학생들과 대학 교수, 법학 교수 등 법률 전문가들이 조 후보자를 비판한 경우는 많았지만, 현역 검사의 입장 표명은 처음이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무원의 이런 행동이 적절한지 여부와는 별개로 검찰 내부 우려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그는 조 후보자의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여서 상당한 인간적 고뇌 끝에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임무영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는 자녀 입시 문제, 웅동학원 논란, 사모펀드 및 투자 의혹 등 세 가지를 주로 거론하며 “다른 후보라면 그 가운데 한 가지 정도의 의혹만으로도 사퇴했을 것” “법무부 장관은 수사에 영향을 주는 자리여서 재임 중인 장관도 사퇴하는 게 옳은데, 새로 취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실과 부합하고 타당한 지적이다. 실제로 조 후보자와 가까운 안경환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는 현 정부 첫 법무장관에 지명됐으나 수십 년 전의 혼인신고 문제로 사퇴했다. 1993년 박희태 법무장관은 취임 직후 딸 특례 입학 문제가 불거지자 물러났다.

조 후보자의 검찰관(觀)은 더 문제다. 임 검사는 조 후보자가 과거 저서에서 말을 듣지 않는 검사에게 ‘너 나가라’고 하겠다고 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취임 자체가 수사팀에 대한 묵시적 협박”이라고 했다. “대학생도 반대하는데, 검찰은 조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오해할까 두려워 글을 쓰게 됐다”고도 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특별감찰반 쇄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부당한 지시에 대한 거부권’과 ‘지시 거부에 따른 불이익 금지’를 강조한 적이 있다. 인사청문회조차 필요 없을 만큼 부적격임이 확인된 조 후보자가 임 검사의 고언(苦言)을 좇아 청문회 개최 이전에 사퇴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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