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저세율로 외자유치
이탈리아·헝가리도 계속 낮춰

한국은 지난해 최고세율 인상
OECD 회원국 중 7위 기록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및 한·일 무역갈등 심화에 고용지표 악화 등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이 악화일로에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의 경제 정책이 재정위기를 극복한 유럽 국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9일 제기됐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올해로 10년을 맞은 가운데 유럽 일부 국가가 낮은 법인세율과 노동 유연성 확보로 해외 투자를 적극 유인하는 등 경제 체질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것과 달리 한국은 법인세 인상, 노동비용 증가 등 역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법인세율이 7위를 기록하는 등 점점 더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해외투자 유치도 더욱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법인세율은 25%로 OECD 회원국 36개국 중 7위로 아일랜드(12.5%)의 2배 수준에 달한다. 특히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이 지난해 인상되면서 2014년(22%)과 비교해 3%포인트 올라 미국(-14%포인트), 이탈리아(-3.5%포인트), 헝가리(-10%포인트) 등 유럽뿐 아니라 주요국이 지난 4년간 법인세율을 낮춰온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아일랜드는 낮은 법인 세율을 통해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은 ‘피그스(PIIGS)’ 국가 중 적극적인 외자 유치를 통해 가장 먼저 재정위기를 극복했다. 아일랜드는 2015년 2158억 달러(약 257조5000억 원) 해외 직접 투자에 힘입어 무려 2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유입액인 31억 달러(3조7000억 원)의 7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일랜드가 해외 투자를 유치한 데는 낮은 노동비용도 주요했다. 2010년을 기준(100%)으로 아일랜드의 2017년 단위노동비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76% 수준까지 낮아졌다. 반면 한국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108%까지 올랐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해외투자기업 유치로 자국에 약 2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 총 23만 명을 고용했다.

독일 역시 노동시장 개혁(하르츠 개혁)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허용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대한 결과 동·서독 통일 이후 지난해 역대 최저 실업률인 3.4%를 기록했다. 재정위기 이후 유로존의 실업률은 11.9%(2013년 기준)까지 오른 반면, 같은 해 독일의 실업률은 5.2%로 절반 수준이었다. 고용률도 지난해 한국이 66.6%, 독일 75.9%로 약 1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법인세 인상, 노동시장의 경직화,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으로 인한 노동비용 증가 등의 추이는 유로존 위기를 잘 극복한 국가들과는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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