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동물 제품엔 사용 금지
코빈 대표 ‘염소닭’ 비판해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 중인 영국에서 가금류 수입과 관련한 닭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EU에서 허용하지 않았던 미국산 가금류 수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소위 염소(Cl)로 화학 처리된 ‘염소 닭(Chlorinated Chicken)’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은 가금류를 씻는 과정에서 물 이외의 다른 화학물질 첨가를 엄금하고 있다. ‘염소 처리된 닭’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지칭해 욕설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논란이 인 바 있다.

8일 AP통신은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의 FTA 체결 과정에서 미국의 식품안전기준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중 핵심은 그동안 EU 내에 있을 때 불허됐던 미국의 가금류 수입 여부다. 미국 육가공 회사는 닭고기 살균 과정에서 항생제 스프레이 및 화학물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닭 깃털이나 내장 등을 제거하면서 살모넬라균이나 캄필로박터균을 없애기 위해 화학적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 같은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는 영국의 경우 지난 2017년 조사 결과 매장에서 판매되는 생닭의 절반 이상에서 캄필로박터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영국 내에서는 ‘염소 닭’의 유통에 대한 걱정이 크다. 미국의 압박이 커질 경우 영국이 결국 문호를 개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그러자 영국 식품표준원은 성명을 통해 염소 세척제는 샐러드 같은 신선식품에는 사용할 수 있지만 육류나 동물 제품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쟁은 하원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코빈 대표는 미국과의 별도의 FTA 체결을 추진하는 존슨 총리 정부에 “염소 처리된 (미국산) 닭을 먹고 싶은가”라고 비판해왔다.

그러자 존슨 총리는 4일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는 하원 표결이 끝난 뒤 “나도 ‘염소 닭’을 먹진 않을 것”이라며 코빈 대표를 겨냥해 “내가 볼 수 있는 ‘염소 닭’은 한 마리뿐으로 바로 저기 앉아 있다”고 말했다. 영국 더선은 이 말을 빗대 5일자 1면 머리기사에 코빈 대표와 거대한 닭을 합성한 삽화를 함께 게재하며 ‘영국에서 가장 위험한 닭(?)’이란 제목을 달았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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