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현지기업 조사결과

日의존도 높은품목 261개중
246개가 獨이 ‘수출 10위권’
韓기업들, 독일서 수입 타진

물류비용 상승 부담 등 숙제
업계 “그래도 다원화 필요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보복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애로가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한국 기업의 부품·소재·장비 규제의 대체 수입처로 부상하고 있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 중 상당수는 독일 기업도 생산 중이다.

실제 수출규제 피해기업 지원을 위해 가동 중인 공공기관에는 국내 기업들이 대체재 조사 의뢰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기업들의 독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외주(위탁 조달)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코트라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무역관과 현지 기업들에 따르면, 일본 의존도가 높은 중소·대기업 중심으로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 독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수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거나 기업 외주를 타진하고 있다. 코트라 조사 결과, 독일은 한국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 261개 수입 품목(일본 전략물자 중 수입의존도 30% 이상, 수입액 10만 달러 이상) 가운데 246개 품목에 걸쳐 주요 수출국 10위 내에 포함돼 있다.

코트라 무역관 관계자는 “일본 보복 조치 대응 차원에서 당면한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과 함께 단기적으로 대체 불가한 품목의 수입처로는 독일을 적극 고려할 만하다”며 “기업 자체적으로 그런 동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과 유압 오일펌프 제조기업들은 코트라 무역관에 일본 대체재 조사를 의뢰했고 대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일본 수출규제를 대체할 기업 소싱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체 수입처 발굴에는 해당 제품 물량의 어려움과 함께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예상된다.

코트라 해외진출상담센터 및 일본지역 본부 등에는 수출규제 포함 여부와 일본 우수기업인 내부자율준수규정(CP) 인증절차, 일본 현지 반응, 향후 집적회로, 통신장비 등 857개 비민감품목에 대한 개별 허가 여부, 유효기간 축소 및 처리 기간 지연 등을 둘러싼 기업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대일 경제보복이 장기화할수록 관련 기업의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9’ 관련 간담회에서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조치와 부품 조달 차질 가능성에 대해 “어느 회사나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로, 빨리 (조달처를) 다원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일 갈등이 길어질수록 피해를 비켜가기 힘들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점무역관을 통해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의 해외 대체 공급처 및 인수·합병(M&A) 대상 매물 발굴, 해외동향조사, 해외기술인력 알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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