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보는 ‘日 9·11 개각’

組閣 수준 17개부서 교체 전망
개헌 등 노리고 새판짜기 나서

방위상에 고노 다로 기용 검토
외무상 빈자리 ‘모테기’로 메꿔

‘아베의 괴벨스’ 세코 히로시게
‘당정 조율’참의원 간사장 유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1일 단행하는 개각 이후 한·일 갈등은 더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내 하마평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이번에 포진하려는 면면의 경우 한국에 대한 강경파 인사가 다른 어느 때보다 많다는 평가다. 차기 총리 후보군에 들 만한 유력 인사들도 대거 포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1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할 것이라고 산케이(産經)신문이 전했다.

◇대한(對韓) 외교는 강경·대북 외교는 강화= 9일 교도(共同)통신, 아사히(朝日)신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을 방위상에 기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공석이 된 고노 외무상의 자리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이 메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오후 도쿄(東京) 사저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1시간 반 동안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선, 향후 정국 운영을 협의한 뒤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교도통신은 이 같은 방침이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에 일본의 입장을 엄격하게 제시한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며 “외무상에서 퇴임하더라도 방위상에 기용함으로써 한국 측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이 언급한 ‘잘못된 메시지’는 한국에 대한 결례 외교의 책임을 물어 고노 외무상을 ‘경질’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 같은 아베 정권의 메시지는 향후에도 한국에 대한 강경노선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역시 대한 강경파인 아소 부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유임될 전망이다.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극우 성향과는 일정 정도 선을 긋고 있지만, 일본의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고 개헌을 지지하는 우익단체 일본회의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몸담기도 했다. 또 자민당 한반도문제 소위원회 간사장으로 참여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대처’를 주문하기도 해 현재 일본 정부의 한반도 관련 정책이 바뀌진 않을 전망이다. 또한 개각에 맞춰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 국장이 퇴임하고 후임에는 내각정보조사실 수장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내각정보관 기용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통’으로 꼽히는 기타무라 정보관을 통해 적극적인 ‘대북 외교’를 하겠다는 의사다.

◇‘차기대권’ 무한경쟁 시작=이번 내각인사는 그동안 아베 총리가 신임했던 후계자들이 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경쟁에 돌입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아베파(派) 정치인으로 꼽히는 고노 외무상과 스가 관방장관, 역시 유임이 유력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 등이 향후 대권을 노릴 후보로 꼽힌다. 당 총재직을 3연임까지만 허용한 자민당의 당규에 따라 아베 총리는 공식적으론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이번 인사는 아베 총리가 후계자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베 정권의 ‘괴벨스’로 꼽히며 최근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를 주도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의 경우 참의원 간사장이 유력한데 이 자리는 당과 정부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요직 중 하나다. 아베파 정치인은 아니지만 아베 총리의 신임을 크게 받고 있는 모테기 경제재생상도 포스트 아베 후보군에 꼽힌다.

새로운 자리를 위해 기존 장관들의 은퇴도 눈에 띈다. 아사히신문은 그동안 아베가 추진해온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을 뒷받침해 주던 요코바타케 유스케(橫전裕介) 내각법제국 장관을 퇴임시키고 곤도 마사하루(近藤正春) 내각법제국 차장을 후임 장관으로 승진 임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자민당 총무회장이 내각에 들어오고 스즈키 ?이치(鈴木俊一) 올림픽상이 이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했다. 스즈키 올림픽상의 후임엔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아베 총리의 최측근이지만 최근 잇따른 망언 및 설화로 자민당 내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문부과학상은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으로 교체한다. 역시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번에 요직에 앉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최근 차기 총리 선호도 1순위로 떠올랐지만 그동안 아베 총리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의원은 유력해 보이던 관방장관에 들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예상했다. 대신 부흥상 내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역시 아베 총리의 라이벌로 꼽혀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계열 인사로 등용됐던 야마시타 다카시(山下貴司) 법무상 또한 이번에 교체가 전망되고 있다. 기존에 3명에 불과했던 참의원 각료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세코 장관마저 빠지게 될 경우 두 명 이상의 참의원 입각이 예상된다. 산케이 신문은 스에마쓰 신스케(末松信介) 참의원 의원 운영 위원장과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참의원 간사장 대행, 니노유 사토시(二之湯智) 참의원 결산 위원장, 가네코 겐지로(金子原二郞) 참의원 예산 위원장 등을 예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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