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전용헬기(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전용헬기(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최선희 제안에 화답

실무협상 실질 성과 나오려면
비핵화 시간표·검증방법 필수
주한미군 재조정 거론될 수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하순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제안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에 화답하면서 교착 상태였던 비핵화 협상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미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북측에서는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9월 실무회담 결과에 따라 향후 비핵화 협상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느냐는 전문성·재량권을 가진 북측 실무팀과 북한 비핵화 최종단계의 정의 및 시간표 마련, 비핵화 검증 방법 도출 등 3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최 부상이 9일 담화에서 발표한 대로 실무회담은 9월 하순 가능성이 크다. 장소는 미국이 선호해온 스웨덴 등 유럽 제3국이거나 북한이 원하는 판문점이나 평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비건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는 ‘대미통’인 김 전 베트남 대사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 부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비핵화 목표와 방식 등에서 미·북 간 워낙 간극이 크기 때문에 성과 도출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최 부상도 이날 담화에서 9월 말 실무협상 개시를 제안하면서도 “미국이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면 미·북 거래가 막을 내리게 될 수 있다”는 고강도 압박을 동시에 내놓았다. 대북제재 완화·해제나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 등 안전보장 문제 등에서 미국의 ‘통 큰’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비핵화 전 대북 제재 유지’ ‘한·미 동맹과 북한 비핵화 협상을 연계 거부’ 등을 고수하고 있다. 실무협상이 개시되더라도 순항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10일 “이대로라면 1차 실무협상이 열린다고 해도 결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무협상 좌초를 막기 위해서는 대체로 3가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비핵화 논의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전문성과 재량권을 가진 인사가 협상팀에 포함될지 여부다. 비핵화의 최종단계와 비핵화 단계별로 북한에 제공할 상응 조치가 무엇인지를 명시한 ‘비핵화 로드맵’도 협상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로드맵 도출에 실패하면 이는 북한식 살라미식 협상에 빨려들어 가는 것으로,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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