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대화용의 밝힌 배경 관심
대안 요구하며 美측에 공 넘겨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의사와 함께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면서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대화 재개 결정에 최근 방북한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역할론과 미국의 ‘한·일 핵무장론’ 압박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최 부상은 담화를 통해 “우리는 9월 하순 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불과 열흘 전인 8월 31일 “미국과의 대화 기대가 점점 사라져 간다”는 성명을 냈던 최 부상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북한이 지난 5월부터 10차례 단거리 발사체 시험을 완료한 만큼,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마련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1차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 부상이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 것은 ‘공’을 미국에 넘긴 것으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미국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왕 부장이 지난 2일부터 사흘간 방북하면서 어느 정도 점쳐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왕 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진 못했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친서를 통해 중국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중국을 방문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중 양측이 최종 의견조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계속된 압박도 북한을 실무협상 테이블로 나서게 한 배경으로 꼽힌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6일 ‘한·일 핵무장론’ 허용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대북 압박 수위를 올렸고, 북한이 이를 심대한 상황 변화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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