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작년 8∼11월 가동”
美와 협상 감안 압박용일 수도


북한의 재가동 징후가 뚜렷한 영변 핵 단지는 유일한 플루토늄 추출 시설로, 전체 핵 프로그램의 50∼80%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시설이다. 북한이 지난해 9월 남북 평양 공동선언에서 ‘영구적 폐기’ 용의를 밝힌 곳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28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내놓았다가 퇴짜를 맞았던 카드이기도 했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이 1960년대 초 핵 개발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조성한 시설이다. 먼저 영변 원자력연구소를 세운 뒤 이곳에 5MW 원자로 등 각종 시설을 건설한 것. 부지도 여의도 면적의 약 3배(약 891만㎡)에 달한다.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을 통해 핵물질인 플루토늄을 추출해 내는데, 영변의 재처리시설에서는 연간 약 80t의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이후 최소 4번의 추출 과정이 있었고, 현재는 50㎏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핵물질인 우라늄 농축 공장도 영변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2010년 11월 영변 시설을 방문, 최소 2000기에 달하는 원심분리기가 운영되고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인한 바 있다. 핵 전문가들이 영변 핵시설의 비중을 북한 전체 핵시설의 50∼80%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 이유다.

북한이 영변 시설을 재가동하는 것은 미국 압박용일 가능성이 크다. 이르면 9월 말 예상되는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이 지난 2월 거부한 ‘영변 폐기’ 카드의 유용성을 증명하는 차원일 수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국제사회는 가동 중단 상태가 지속되길 바랄 수 있지만, 영변 핵시설은 북한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 중 하나인 만큼, 실무협상을 위해 가동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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