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첫 학기 대학가 대혼란

“강의 계획서 올라오지도 않고
강의 시간마저 갑자기 바뀌어”
학생들 수강신청 등 전전긍긍

이대,25일 수업권보장 요구 집회


서울의 한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이모(여·21) 씨는 수강신청 변경 마지막 날까지 시간표를 확정하지 못해 전전긍긍했다. 이전 학기보다 강의 수가 줄어들어 애초 계획대로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탓이다. 이 씨는 “지금까지 1, 2학기에 모두 열리던 강의가 이번 학기에는 갑자기 열리지 않고 개강 이후에도 교수가 확정되지 않는 등 시간표가 계속 변동돼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3학년 양모(여·24) 씨는 “소수 정원 학과는 수강 인원이 적어서, 규모가 큰 학과는 대형 학과라는 이유로 강의가 열리지 않았다”면서 “올해 2학기가 사실상 마지막 학기인데 교과과정이 바뀌면서 강의계획표도 변동돼 어쩔 수 없이 졸업을 한 학기 미루게 됐다”고 토로했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A 씨 또한 “수강신청 마지막 날까지 강의계획서가 올라오지 않거나 강의 시간이 갑자기 바뀌는 등 학생들 모두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18일 각 대학에서는 오랜 논란을 거듭한 일명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이 이번 학기부터 처음으로 적용되기 시작하자 ‘대학이 강의 분반 축소·폐강 등으로 수업 환경을 저해하고 일방적으로 교과과정을 개편했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2학기 수강신청에서 1053명이던 강사 인원의 절반 수준인 522명만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교양 및 전공에서 분반이 축소되고,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필수교양 과목을 통합하는 등 일방적으로 교과과정이 개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학교 측은 “강사 수가 줄어든 것은 맞으나 분반이나 강의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며 교과과정 개편도 4년마다 하는 정기적인 개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의 경우, 총학생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8학년도 2학기와 2019학년도 2학기 강의 수를 비교했을 때 교양과목과 공통기초과목이 약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법이 입법 예고된 이후 각 대학의 강사 수 감소는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학기 강사 재직 인원은 4만6925명으로, 2018년 1학기 5만8546명에 비해 1만1621명(19.8%) 감소했다. 특히 다른 직업 없이 강사만을 직업으로 하는 전업 강사의 경우 3만204명에서 2만3523명으로 전년 대비 6681명(22.1%) 줄어들었다. 올해 다른 직업과 강사직을 겸업하는 비전업 강사 수도 지난해보다 4940명 줄어든 2만340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학은 강사법 악용과 일방적인 교과과정 개편 등에 반발해 집회 개최 계획을 밝히는 등 학교 측에 해결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은 “오는 25일 오후 학생들의 수업권을 지키기 위해 ‘이화인 1000인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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