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순을 예리하게 포착해 드러내면서도 아무 일도 아닌 듯 어깨를 으쓱하는 듯한 문장. 은희경 작가는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 이후 20년 넘게 냉소와 유머가 공존하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로 독자를 매혹해왔다. 은 작가는 최근 여덟 번째 장편소설 ‘빛의 과거’(문학과지성사)를 출간하며 독자를 만났다. 은 작가가 무려 7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인 ‘빛의 과거’는 자신의 과거를 재해석해 새롭게 바라보면 현재의 나는 과거와 같은 사람일 수 없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소설을 집필하며 은 작가는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은 작가는 미국의 소설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무엇이든 가능하다’(문학동네), 영국의 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다산책방), 일본 감독 니시카와 미와의 에세이 ‘료칸에서 바닷소리 들으며 시나리오를 씁니다’(마음산책) 등을 꼽았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타인의 관심을 끝없이 갈구하는 인간의 비극적인 아이러니를 포착한 작품이다. 은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누군가의 감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일은 인간을 존중하는 일과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이 작품은 인간의 감정을 정말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작품”이라고 추천사를 남겼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주인공이 기억도 하지 못하는 40년 전 편지가 불러일으킨 파국을 그린 작품이다. 은 작가는 “이 작품을 읽고 과거를 돌아보면서 인생이 정말 미묘하고 정밀하게 짜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 사람의 삶에서 미세한 부분을 발견하는 일은 우리가 아는 세계와 다른 세계가 있음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료칸에서 바닷소리 들으며 시나리오를 씁니다’는 영화와 문학을 다룬 에세이다. 은 작가는 “저자가 영화를 만들면서 배우나 스태프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나 돌아보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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