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고 놀까 / 김슬기 글·그림 / 시공주니어

그림책을 읽는 대상 독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그림책 작가는 더 어려운 고민에 빠진다. 유아들은 글자의 세계를 아직 모를 뿐 아니라 그림을 읽고 즐기는 방식도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반드시 읽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글에 접근할 수 있으므로 읽기 편하고 듣기 재미있게 문장을 쓰는 것도 기본이다. 유아 그림책의 인물은 단순하고 사건은 명쾌해야 한다. 생활에서 만나기 쉬운 낱말을 사용해야 하는 것도 작가에게는 어려운 과제다. 귀로 받아들이면서 눈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을 그려야 한다.

김슬기 작가의 유아 그림책 ‘어떻게 먹을까?’와 ‘뭐 하고 놀까?’가 구석구석 모습을 바꾸고 내용을 다듬어 다시 출간됐다. 포근한 그림체를 지닌 김슬기 작가는 2019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으며 제1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신인 작가 공모전에 당선된 바 있다. 김슬기 작가가 그림으로 아기들에게 말을 거는 방식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호기심 가득한 주인공 생쥐의 눈빛은 아기들의 충만한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생쥐와 동물 친구들이 벌이는 소동은 한눈에 금방 파악돼 참을 틈 없이 웃게 한다. 아기들 삶의 모토는 도전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한번 만들어 볼까 시도하자마자 “아이고!” 하면서 실수를 저지르지만, 작가는 곧바로 “괜찮아, 괜찮아! 다 방법이 있지!” 하면서 다독여준다.

아기들이 쑥쑥 자라게 돕는 가장 좋은 길은 안전한 모험 공간을 폭넓게, 자주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 그림책을 읽고 나면 “괜찮아, 괜찮아! 다 방법이 있지!”라는 말이 마법의 주문처럼 입에 남는다. 리놀륨 판화의 선은 거칠어서 더욱 자유롭다. 같이 읽는 어른도 덩달아 어깨가 으쓱 올라가면서 뭐라도 좀 해보고 싶어지는 격려의 그림책이다. 48쪽, 1만1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문예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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