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소관도 아닌 일 추진
국토부는 목소리 못 내 부실”

“이중 임대료·부대비용 전가
결국은 세입자만 피해볼 것”
‘전월세 상한제’도 뇌관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가 주택임차인에게도 전월세 계약 기간을 기본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려 임대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올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실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배제되다 보니 정부 입법이 아닌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된 이 개정안에는 ‘전월세 상한제’도 포함돼 있다. 부동산 시장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력한 가격 통제 제도가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도 크다고 지적한다.

19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법무부와 여당은 18일 당정협의에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계획을 밝혔다. 상가에만 적용되던 계약기간 청구 권리를 주택까지 확대해 계약 기간을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서민의 주거안정 확보가 개정 취지다. 이에 대해 실무부처인 국토부는 자료를 배포해 “국정과제 일환으로 이미 도입 추진 여부를 이미 발표한 바 있으며, 도입 필요성은 관계 부처간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미 민주당을 중심으로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12개가 발의돼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주장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개정안에는 연간 5%까지 제한하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시장 반발이 만만찮다. 일부 부동산 전문 온라인 카페 등에는 “정부가 시장을 과도하게 통제한다” “사회주의 국가냐?”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개정안이 사유재산 처분을 제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제도 도입 시 위헌소송 제기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여당과 법무부가 소관도 아닌 일을 추진하는데 국토부가 제대로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들러리를 선 상황이 이번 개정안 추진이 부실함을 보여준다”면서 “1989년 전세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을 때도 결국 피해를 본 것은 전세를 얻으려는 서민이었다”고 말했다. 임대 기간 연장시 임대료 이중가격 형성, 집 수리 등 부대비용의 임차인 부담 전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임차인 보호가 시장 가격 통제가 아닌 임차인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정보서비스업체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선진국들도 지나친 부동산 임대료 인상에 대해 통제를 가하고 있지만 역사적 배경 등 시장이 인정하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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