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에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지난 4월 구성된 정부 인구정책태스크포스(TF)가 18일 첫 결과물로 ‘인구 구조 변화 대응 방안’을 발표한 것도 정년 연장 논의가 불가피해졌다는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발표내용을 뜯어보면 근원적으로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꼼수의 성격도 강하다. 근로자가 정년 60세를 넘어서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계속고용제도’ 등 현란한 대책들을 쏟아냈는데, 정작 선결과제인 노동시장 유연성은 단 한마디 언급도 없기 때문이다. 호봉이 오를수록 임금이 급격히 오르고 성과가 낮은 근로자조차 교체하기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에서 정년만 늘리면 생산성은 뚝 떨어지고 기업이 큰 타격을 받는 건 불가피하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 들어 공기업 비정규직 제로·근로자 파견 요건 강화 등으로 노동 유연성에 역주행하고 있다. 그래놓고 정년 연장 카드를 공론화하는 건 말 앞에 마차를 매다는 격이다. 경직된 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성과에 입각한 임금체계로 개편하면 유능한 고령층에 대한 자발적인 수요가 생기고 생산성도 올라간다. 이런 필수 조치는 쏙 빼고 정년연장 필요성만 강조하는 것은, 결국 경제를 더 망가뜨리고 일자리도 없애는 결과를 자초할 뿐이다.

이래놓고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한 기업에 1인당 월 30만 원을 주는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한다고 한다. 총선용 선심으로 비친다. 정작 힘든 과제는 2022년 이후로 미룬다니 더 가증스럽다. 정규직 중심인 무소불위 민노총의 눈치를 살피면서 온갖 생색만 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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