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지난 4월 청년들의 경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고용연구원에 ‘청년 희망사다리 실태조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청년들의 인식 구조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끊임없이 강조한 공정, 함께 잘사는 세상이란 구호와 반대로 나타났다. 예상 밖이었기에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다행히, 한 국회의원의 자료 요청에 따라 그 결과가 5개월이 지난 뒤에 공개됐다.
지금 우리 청년들은 어떤 가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할까? 문 정부는 평등을 줄기차게 강조하고 정책을 폈지만, 평등 가치에 동조하는 청년은 27%뿐이었다. 오히려 44%가 자유(자율)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겼다. 문 대통령은 평등을 강조했지만, 평등도 공짜가 아니다. 평등을 높이기 위해선 반드시 자유 가치를 희생해야 한다. 그래서 이른바 잘나가던 부자, 대기업에 대한 경제 규제를 강화했다.
또한, 경제 약자의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고,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시켰다. 이런 정책들은 경제 강자를 억압하고 경제 약자는 도와주는 정책으로 보이지만, 결국 강자와 약자 모두의 경제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들이었다. 이로 인해 많은 자영자가 도산했고, 비숙련 근로자의 실업률이 증가했다. 기업도 어느 때보다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 자유를 박탈당하면 경제 주체들의 경제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일자리 감소를 의미한다. 그래서 청년의 인식조사에서, 72%가 가장 시급한 경제 문제로 고용을 지적했다. 평등을 내세우니 전체 경제가 망가진 것이다.
그렇다면 문 정부의 평등정책으로 평등 수준은 개선됐을까? 정책과 현실 사이엔 괴리가 있다. 평등정책은 의도만 좋을 뿐 현실은 다르게 나타났다. 평등을 위한 정책을 폈지만, 소득 격차는 어느 정부 때보다 더 나빠진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결론적으로, 문 정부는 평등 가치를 강조했지만 평등 수준도 향상시키지 못하면서 경제를 망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성장(成長) 가치를 원하는 비중은 42%, 분배 가치를 원하는 비중은 27%로 나타났다. 이제 청년들은 분배보다 성장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정상적인 정치지도자라면, 청년의 가치관 변화에 정책 패러다임을 탄력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아직도 소득주도성장이 옳은 방향이라 믿고, 입맛에 맞는 통계치만으로 자기만족을 하고 있다.
조사 시점인 지난 4월 이후 한국 경제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일본과의 경제 분쟁으로 인해 일본에 의존하던 기술도 우리 기업 스스로 개발해야 한다.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대기업이 더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한번 잘못 끼워진 정책으로 인해 경제 실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이란 장기불황의 위험을 조심스럽게 진단하는 지경이다. 지난 4월엔 올해 경제성장률을 2%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이제 전문가들은 1%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 실정을 나타내는 고용·성장·수출·투자 등 모든 지표가 빨간불을 반짝이고 있다. 그러나 문 정부는 인정하지 않는다. 경제는 역사와 이념전쟁의 부수적 사안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모든 게 암담한 경제의 참담함을 청년들의 인식조사를 통해 재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경제 문외한인 문 정부의 고집스러움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청년들의 성장과 일자리에 대한 목마름은 더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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