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넘게 나라를 극심한 혼돈 속으로 몰아넣은 ‘조국 사태’가 대학교수와 변호사, 의사 1만 명 가까이 가세한 대형 시국선언으로 번지고, 대학생들은 연이은 촛불집회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은 요지부동이다. 스스로 떠들어온 가치와 정반대로 살아온 삶이 들통난 자를 법무장관에 임명하고 집권여당과 홍위병 같은 일부 야당, 어용 지식인들이 그를 옹호함으로써 국격은 바닥에 떨어지고 정상적인 국민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독점적으로 향유해 온 정의, 공정, 도덕성을 스스로 시궁창에 처박은 문 대통령은 조국이 법무부 장관직에 앉아야 할 명분을 검찰개혁에서 찾고 있다. ‘도덕이 한 개도 없는’ 사람이 법과 정의를 다루는 장관을 해도 되는지, 그가 무슨 검찰개혁을 할 수 있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지만 대통령은 검찰 개혁이 조국의 면죄부인 양 내세우고 있다.
엄청난 여론의 저항을 뚫고 법무장관에 임명된 조국은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업무를 시작했다. 추석 연휴에 고 김홍영 검사의 묘소를 찾고, 취임 첫날 법무검찰개혁과 관련해 ‘임은정(울산지검 부장) 검사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지시했다. 부장검사의 업무 미숙 질책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검사의 묘를 참배하고, 전 정부 시절 검찰 간부들을 주로 비난해온 임 검사를 띄워준 의도는 뻔하다. ‘조국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지도부를 흠집 내려는 것으로, 마오쩌둥(毛澤東)의 홍위병 운동을 연상하게 된다. 20일부터 실시한 검사와의 대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흉내 낸 것이지만 그보다 훨씬 질이 나빠 보인다. 아내와 딸, 아들, 동생, 처남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고 본인도 수사 대상인 법무장관이 전국을 순회하며 검사들과 대화하겠다는 것도 낯뜨거운 일이지만, 하필이면 대화의 첫 대상으로 의정부지검을 택했다. 이곳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서지현 검사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 검사와 비슷한 상징성을 지닌 안미현 검사가 재직하고 있다. 안 검사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검찰 지휘부의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자신의 검찰 개혁 ‘인질극’에 동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서 여러 하자에도 불구하고 법무장관에 임명한다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검찰 개혁은 별다른 게 아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 거의 전부다. 이미 관련 법이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국회에 계류돼 있어 다른 사람은 절대 할 수 없고 조국 장관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을 리 없을뿐더러 조국의 존재 자체가 법안 통과에 방해가 된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검찰 조직을 만드는 것이고, 그 관건은 대통령 마음대로 검찰 인사를 하지 못하게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인사제도를 구축하는 것인데, 정권은 여기에는 관심도 없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그대로 놔둔 채 경찰에 수사권을 주고, 공수처를 만들면 권력의 충견이 3마리로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민주주의는 후퇴하게 된다. 조국과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검찰 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며, 본질적으로 검찰을 더욱더 장악하겠다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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