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 정상 ‘비핵화’ 재확인

美 ‘더 유연해진 대처’ 내비쳐
靑 “트럼프, 비핵화·평화정착
실질진전 이루겠단 의지 강해”

北과 비핵화 방법론 이견 여전
실무협상서 성과 낼지 미지수


23일 오전(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1차 미·북 정상회담 때 내놓은 ‘싱가포르 합의문’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재확인했다. 이는 싱가포르 합의 이후 1년 3개월간의 비핵화 회담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원점에서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며 기존과 다른 유연한 입장에서 새로운 협상을 하겠다는 의미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실무협상이 제3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합의 이후 1년 3개월을 흘려보낸 원인인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이견이 여전한 만큼, 비핵화와 미·북 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첫 회담을 하고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한반도 항구적·안정적 평화 체제 구축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 송환 및 유해 발굴 등 4개 항에 합의한 바 있다.

임박한 미·북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보다 유연한 태도로 새로운 비핵화 로드맵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뒤 ‘새로운 방법론’을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을 전제로 북한이 요구해 온 단계적 비핵화 방법론을 미국이 어느 정도 수용할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새로운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 한·미 정상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두 정상의 의지가 성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싱가포르 합의 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지만 결국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의 정의부터 방법론까지 사사건건 부딪치며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두 정상이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의 논의를 아예 하지 않은 것도 실무회담 전 섣불리 협상 카드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