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
대형마트도 “인력 줄일 상황”
40代 취업자수 45개월째 감소


정부가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며 ‘자화자찬’ 성으로 긍정적 평가와 전망을 하는 것과 달리 정작 기업 현장의 고용 체감도는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경제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의 확대로 고용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데 어떻게 채용을 확대하느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력 산업에 속하는 대기업들의 고용 상황이 지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생산 물량 자체가 줄어 채용 유인이 떨어졌다. 물량 감소로 시간당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노조와 협의가 진행 중인데, 신규 인력을 충원할 여건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쌍용자동차 역시 인력 충원은 ‘언감생심’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그래도 연구소에서 경력직을 소수라도 뽑았지만, 올해는 전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만 연구·개발(R&D) 분야 경력직 채용이 다소 늘면서 예년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형마트 등 유통 대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적자가 발생하는 지점들을 줄이는 상황이어서 기존 인력도 재배치하거나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31곳을 대상으로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33.6%가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한 반면, 채용을 늘리겠다는 답변은 17.5%에 그친 사실은 이런 상황과도 관련돼 있다.

중소·중견 기업계는 아예 ‘고용’이란 화두를 꺼낼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중견기업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학교를 찾아 기업설명회 또는 구인 활동을 하는 ‘캠퍼스 스카우트’라는 행사를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데, 기업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면서 “기업 고용담당자들이 채용정보를 아예 말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했다. 뿌리 산업에 속하는 한 중소기업의 대표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지난달 ‘고용지표가 개선됐다’며 고용시장에 ‘훈기’가 돌고 있다고 밝힌 정부의 인식이 산업 현장에서는 전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의 86%가량은 60세 이상이 견인한 것이다. 재정을 투입해 끌어올린 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경제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7000명이 감소해 45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30대 취업자도 9000명이 줄었다.

국제금융센터는 “GS, JPM, HSBC 등 주요 외국계 IB들이 ‘(한국의)8월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오기는 했지만, 일시적 요인에 일부 기인했다’ ‘유의미한 반등으로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고용지표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간 실업률을 올해 3.9%, 내년 3.8% 등으로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대환·김윤림·김성훈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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