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없이 추락하는 경제지표
해외 IB들 성장전망치 2.0%
조만간 1%대로 추락 가능성
8월 45만명 늘어난 취업자는
60代만 급증… 40代는 감소세
경제계 “정부 자화자찬 토악질”
소득분배, 통계작성 이후 최악
올 예산증가율 2009년來 최고
2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9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종전 2.4%에서 2.1%로 0.3%포인트나 낮췄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해외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하는 9개 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8월 말 기준으로 이미 2.0%까지 낮아졌다. 조만간 1%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정부가 ‘좋은 지표’라고 내놓는 고용 상황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올해 8월 취업자 증가 폭은 45만2000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39만1000명이고, ‘한국 경제의 허리’인 30대(9000명 감소)와 40대(12만7000명 감소) 취업자는 오히려 줄었다. 60세 이상 일자리가 대폭 늘어난 것은 정부가 재정(국민 세금)을 풀어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길 가는 노인들에게 국민 세금으로 30만 원 안팎의 돈을 쥐여 주고 단시간 일하라고 한 뒤 ‘취업자’라고 숫자놀음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계에서 “빤히 아는 상황에서 웬만하면 참으려고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경제 관료들이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토악질이 나올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소득 분배도 악화일로다. 올해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은 5.30배로 2분기 기준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을 기록했는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힘입어 분배 악화가 완화됐다”고 주장했다. 경제계에서는 “‘악화의 정도가 완화됐으니 긍정적’이라는 새로운 화법(話法)을 만들어냈다”는 얘기가 나온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 한국의 경제 지표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재정을 투입한 결과라는 것이다. 올해 예산(총지출) 증가율 9.5%와 내년 예산 증가율(정부 안) 9.3%는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10.6%)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황당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한국 경제의 체감 성장률은 2%대도, 1%대도 아니고 0%대가 될 것이라는 자조감이 널리 퍼져 있다”며 “지금이라도 청와대와 정부가 정책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현재 한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은 무지와 오만의 극치”라며 “올해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지면서 ‘L자형(경기 악화가 장기화하는 모습) 침체’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해동·박민철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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