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강원 고성에 있는 김용진의 작업실은 대규모 화재로 불탔다. 그런 혹독한 상황을 겪어낸 작가가 ‘지독한 캔버스(The Sublime Canvas)’란 타이틀로 오는 10월 30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는 스티브 잡스, 스티븐 호킹, 빌 게이츠, 피카소, 오드리 헵번, 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고 이끌었던 유명 인사들과 한국인의 꿈과 희망을 담은 대형 달항아리를 전시한다. 철심을 꼬는 기계가 불타 손으로 직접 철심을 꼬아서 캔버스에 꽂아 제작한 작품들이다. 작가는 철심 간의 간격을 일일이 다 계산하고 철심의 꼬임 정도를 달리함으로써 질감과 명암을 표현한다. 그 효과는 철심 고유의 특성인 차갑고 날카로우며 단단함에서부터 목탄이나 먹을 활용한 것 같은 부드러움까지 넓은 범위를 오간다. 김 작가는 “캔버스는 애증의 산물”이라며 “절망 속에 빠뜨리기도, 그리고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