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감정 관찰일지 쓰고 친한 이에게 조금씩 표현해 보세요
▶▶ 독자 고민
50대 남성입니다. 우울증을 진단받았지만, 남에게 최대한 제 기분을 들키지 않으려 합니다. 남들이 저의 우울증을 눈치채는 것이 싫습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고 이런 연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전 지금 항상 무기력하고 인간관계에도 하나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우울증을 밝히기도 싫고, 그렇다고 멀쩡한 척하기도 힘들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 솔루션
우울증만으로도 힘들 텐데 이를 감추려니 갑절로 힘드실 것 같네요. 이렇게 속은 우울한데 겉으로는 가면을 쓴 것처럼 괜찮아 보이는 증상을 ‘가면(假面)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명랑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다른 사람 앞에서는 불쾌함을 감추고 좋은 인상을 줘야 한다는 문화적 영향이 큽니다. 그러나 억압된 우울로 인해 짜증, 감정 고갈, 중독, 관계 단절, 신체화 증상 등 다양한 문제가 동반돼 치료가 더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세 가지를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둘째, 감정관찰일지를 써보세요. 타인과 소통이 서툰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의 소통 또한 서툽니다. 그렇기에 타인과 소통하려면 자신과 먼저 소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감정관찰일지를 써볼 것을 권합니다.
매일 ‘나는 오늘 얼마나 우울한가?’라며 우울에 점수를 주고, ‘나는 어떨 때 우울한가?’라며 상황과 우울의 연관성을 찾아보고, ‘나는 어떤 기대나 기준 때문에 우울한가?’라며 스스로 우울을 증폭시키는 내부 요소가 무엇인지를 들여다보세요. 감정을 누르면 커지지만, 감정을 살펴 이해하고 표현하면 감정은 휘발됩니다.
셋째, 단계적으로 가면을 벗는 연습을 해보세요. 아무한테나 가면을 벗어서는 안 되고, 갑자기 다 벗어도 안 됩니다. 친한 이들 앞에서 조금씩 벗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 상대의 반응을 보며 감정개방 수위를 조절해보는 겁니다. 내 감정을 무시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고, 내 감정을 존중해주는 사람에게 좀 더 다가가세요. 그것이 관계의 지혜입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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