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루한 기관장 축사도 없고 흔한 연예인 공연도 없는 이색 ‘에듀테인먼트 축제’가 이번 주말 충남 홍성에서 열린다.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유서 깊은 홍주성 일원에서 열리는 충남 홍성역사인물축제는 전국 2000여 개 축제가 비슷비슷하게 내놓는 형식을 과감히 파괴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 속에 역사 인물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축제로, ‘교육’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육성 축제로 선정된 이번 축제는 ‘만해 한용운’을 주제로 진행한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으로 1879년 홍성 결성면에서 태어난 만해의 삶과 업적을 다양한 콘텐츠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올해가 3·1 운동 100주년이자, 만해 탄생 140주년을 맞는 해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우선 공연 프로그램으로, 창작 뮤지컬 ‘민족의 등불, 만해 한용운’공연, ‘3·1운동 퍼포먼스’ ‘독립운동 플래시몹’ 등이 대거 선보인다. 체험 행사로는 목판 태극기 체험, 한용운 시 쓰기, 독립운동가 형무소 체험 등이 준비됐다. 홍주 의병과 일본군의 전투를 재현한 ‘홍주성을 지켜라!’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야간에는 한용운 선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조명과 빛으로 표현하는 ‘만해 로드 매핑’, 홍주성을 아름답게 수 놓는 ‘홍주성 별빛 정원’, 독립군 지령을 찾아보는 ‘달밤 독립군 지령찾기’ 등이 이어진다.
이 축제는 홍성이 배출한 6인의 역사 인물 중 1인을 매년 주제 인물로 선정해 열린다. 지난해는 조선 시대 충신 ‘성삼문’을 주제로 열렸고, 내년은 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백야 김좌진’을 주제로 준비 중이다. 이밖에 고려 명장 ‘최영 장군’, 전통춤을 집대성한 ‘한성준’, 근대 미술의 대가 ‘이응노 화백’ 등 홍성 출신 역사 인물들을 주제로 한 축제가 매년 차례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 축제는 수년 전부터 관람객들을 피곤하게 하는 기관장과 정치인 등의 축사, 내빈 소개 등을 없앴다. 개막식 행사도 생략하고, 대중가수 초청 공연도 하지 않는다. 올해는 26~29일까지 4일간 홍성국제단편영화제가 홍주문화회관, 충남도서관, 홍성CGV 등에서 함께 열려 관람객들이 두 배의 재미를 느끼게 한 점도 특징이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연예인 초청 등에 들어가는 거액의 예산을 아껴 알찬 축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쓰고 있다”며 “요란한 개막행사보다는 콘텐츠에 내실을 기해 관람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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