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노조 준법투쟁 첫날인 26일 오전 열차 지연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 메트로 9호선지부 노조원 165명은 연봉제 폐지 및 호봉제 도입,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주장하면서 출입문 여닫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배차 간격을 맞추지 않는 방식으로 준법투쟁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9호선 승객들은 평소보다 더 극심한 ‘지옥철’을 경험했다. 지하철 9호선은 하루 평균 약 50만 명이 이용한다.
이날 9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만난 정유지(25) 씨는 “회사가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에 있어 집 근처 9호선 마곡나루역에서 출발하면 50분가량이 소요된다”면서 “환승 장소인 종합운동장역에 평소보다 3분 정도 늦게 도착해 지각할 것 같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당산역에서 만난 주광복(32) 씨는 “회사가 2호선 잠실역 근처에 있어 종합운동장역까지 9호선을 이용한다”면서 “어제 언론에 보도된 준법투쟁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이르게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9호선 2단계 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과 3단계 구간(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에서 최대 7분가량의 열차 지연이 발생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최종 지연은 2·3단계 구간이지만, 1단계(개화∼신논현) 구간에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마곡나루역을 출발해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하면 평소보다 3분 정도 지연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철은 배차 간격이 늘어나면 후속 열차가 영향을 받는 구조”라면서 “최대 10분까지 열차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16일 이후 노사는 총 12차례에 걸친 임금·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2·3단계 위탁 구조 폐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인력 충원 △호봉제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앞서 전체 조합원 165명 중 143명이 찬성(86.7%)하면서 파업을 결정했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다음 달 초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가 호봉제 전환 등 시대에 역행하는 요구로 결렬된 임단협 결과가 투쟁으로 이어지면서 열차 지연으로 출근길 시민 피해만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서울시 지침에 따라 정시도착보다는 안전운행과 점검 등으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사 측과 오는 27일 오후 3시쯤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 기간에는 준법투쟁이 일시 정지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