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예테보리도서전 한국 주빈국관 설계한 함성호 건축가
인간성 무엇인지 질문하며
몸이 어떻게 느끼게 할까 고민
주빈관바닥 1도 경사지게 제작
시간 지나면서 불편함 느껴져
우리 모두는 모자라는 존재
남의 말 더 많이 귀 기울여야
“한국 주빈국관 바닥 경사가 1도 기울어지게 했습니다. 처음엔 느낄 수 없었던 불편함이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느껴질 겁니다.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불완전하므로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설계했습니다.”
예테보리 국제도서전은 지난 1985년부터 시작해 8만5000명가량이 참가하는 스칸디나비아 최대 문화 행사 중 하나다. 올해 도서전의 주제는 ‘대한민국’(South Korea), ‘양성평등’(Gender Equality), ‘미디어와 정보 해독력’(Media and Information Literacy)이다.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은 ‘인간과 인간성’(Human & Humanity)이라는 주제 하에 전시, 세미나를 비롯한 작가·문화 행사 등을 연다.
함 건축가가 설계를 맡아 만든 171㎡ 규모의 주빈국관에선 131종의 도서가 전시된다. 함 건축가는 “우리는 모두 운명의 경사에 놓인 불편한 의자에 앉아 있는 존재들이다”라는 의미로 바닥 경사가 정면으로 1도가량 기울게 설계한 공간에 66개의 의자를 놓았다. 함 건축가는 주최 측이 잡은 주제보다 주빈국이 잡은 주제가 더 포괄적이어서 주빈국이 뭔가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인간성이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역으로 질문하며 몸으로 이 질문을 어떻게 느끼게 할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식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한국문학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강하게 반영하는데, 이는 한국문학의 미학적 성취를 이뤄낸 지점인 동시에 세계와 소통하는 데 걸림돌이 된 게 사실”이라며 “한국인이 알고 있는 역사적 경험, 집합적 기억의 경계를 넘어서 다른 정치적 기억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할 가능성을 우리 작가들이 한번 보여줘야 할 때”라고 이번 도서전의 의의를 전했다.
주빈국 작가 행사로 현기영, 한강, 진은영, 조해진, 김금희, 김숨, 김언수 등 국내 소설가와 시인 9명의 대담과 그림책 작가 이수지, 이명애 등 작가 17명의 북 토크가 마련된다.
예테보리 =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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