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합포문화강좌’ 500회 맞아
계엄령땐 집회허가 얻어 이어가


급격한 산업화로 피폐해진 정신문화를 지켜나가자는 취지로 1977년 시작된 경남 마산 ‘합포문화강좌’가 500회를 맞았다.

마산합포문화동인회(사진)는 26일 오후 7시 경남은행 대강당에서 이태수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초청해 ‘정의로운 사람, 정의로운 나라’를 주제로 500회 강연을 연다. 합포문화강좌는 1977년 3월 노산 이은상 선생이 ‘충무공의 구국정신’이라는 주제로 첫 강좌를 한 후 날씨가 나빠 강연을 연기한 3번을 제외하고 42년6개월째 매달 쉼 없이 열렸다. 1979~1980년 계엄령 아래에서도 집회 허가를 받아 강좌를 이어갔을 정도다.

지방의 전통 있는 강좌로 알려지면서 학자를 비롯해 시인, 소설가, 연극인, 정치인, 종교인, 언론인, 과학자, 재외교포, 외국인 등 국내 저명인사들이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왔다. 노재봉·강영훈·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조순 전 경제부총리, 소설가 모윤숙·정비석, 언론인 송건호, 유재천·김형국 교수, 배우 최불암·윤석화, 소설가 김훈·이문열, 재야운동가 장기표 씨 등이 다양한 주제로 연단에 섰다.

최근에도 황교익 칼럼니스트의 ‘음식 민족주의(496회)’,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의 ‘한반도 전략 상황과 한국의 길(497회)’, 서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의 ‘즐거운 집짓기(498회)’,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의 ‘민본경제 : 따뜻한 마음, 냉철한 이성(499회)’ 등의 강좌가 열렸다.

합포문화강좌의 장수 비결은 지난 43년간 기관이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십시일반 회원 회비로 운영하며 정치권과는 철저하게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회원은 자영업자, 회사원, 의사, 교수, 기업인 등 20∼80대의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15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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