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음료를 마실까, 따뜻한 걸 마실까.’
계절이 넘어갈 무렵이면 나는 카페에서 주문할 때마다 적잖은 고민에 빠진다. 짧은 갈등 끝에 어느 날은 따스한 카푸치노가, 또 어떤 날엔 시원한 라테가 테이블에 놓인다. 이 외에도 사소한 것들을 향한 나의 ‘결정장애’는 그칠 줄을 모른다. 사소하더라도 내가 한 선택이 실패로 기억되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사소함을 향한 뜨거운(?) 결정장애 현상은 승객들에게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기내에서 식사나 음료 서비스를 할 때, 나는 수많은 승객의 흔들리는 눈빛을 마주한다. 그것은 마치 ‘어떤 기내식을 골라야 내 비행 인생에서 최고의 선택이 될까’라는 의미를 담은 듯해 답을 기다리는 내 마음마저 초조해진다. 어렵게 승객이 결정하면 그때부터는 재빠른 준비가 이뤄진다. ‘모두 다 드셔도 됩니다’라는 답을 드리고 싶지만, 항공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그만큼의 식사를 준비하기란 어려운 일이어서 단 하나의 선택권만 드릴 수밖에 없는 점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 이유로 생각했던 게 ‘반반 기내식’ 아이디어다. 그렇다면 승객들도 고민할 필요가 없고, 우리도 원하시는 식사를 드릴 수 있으니 좋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두 가지가 모두 담긴 식사는 어쩐지 맛이 좀 덜한 느낌이다. 마치 뷔페에 가서 산해진미를 맛봤지만 배만 부르고 좋아하는 건 충분히 먹지 못한 느낌이랄까. 또 하나의 문제는 소고기나 해산물을 먹지 못하는 승객에게는 난처한 식사가 될 수 있다.
프랑스의 한 항공사 메뉴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고 한다. ‘당신이 원하는 메뉴가 다 떨어졌다고 해도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인기 많은 게 죄는 아니잖아요?’ 또 마지못해 선택한 메뉴가 뜻밖에 ‘인생 기내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인생이 그러하듯이. 항공여행에서 기내식이라는 숙제가 고민인 분들은 주저 없이 공유해 주셨으면 한다. 사소한 선택이 기분 좋은 하루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승무원들이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길 바란다.
대한항공 승무원
계절이 넘어갈 무렵이면 나는 카페에서 주문할 때마다 적잖은 고민에 빠진다. 짧은 갈등 끝에 어느 날은 따스한 카푸치노가, 또 어떤 날엔 시원한 라테가 테이블에 놓인다. 이 외에도 사소한 것들을 향한 나의 ‘결정장애’는 그칠 줄을 모른다. 사소하더라도 내가 한 선택이 실패로 기억되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사소함을 향한 뜨거운(?) 결정장애 현상은 승객들에게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기내에서 식사나 음료 서비스를 할 때, 나는 수많은 승객의 흔들리는 눈빛을 마주한다. 그것은 마치 ‘어떤 기내식을 골라야 내 비행 인생에서 최고의 선택이 될까’라는 의미를 담은 듯해 답을 기다리는 내 마음마저 초조해진다. 어렵게 승객이 결정하면 그때부터는 재빠른 준비가 이뤄진다. ‘모두 다 드셔도 됩니다’라는 답을 드리고 싶지만, 항공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그만큼의 식사를 준비하기란 어려운 일이어서 단 하나의 선택권만 드릴 수밖에 없는 점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 이유로 생각했던 게 ‘반반 기내식’ 아이디어다. 그렇다면 승객들도 고민할 필요가 없고, 우리도 원하시는 식사를 드릴 수 있으니 좋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두 가지가 모두 담긴 식사는 어쩐지 맛이 좀 덜한 느낌이다. 마치 뷔페에 가서 산해진미를 맛봤지만 배만 부르고 좋아하는 건 충분히 먹지 못한 느낌이랄까. 또 하나의 문제는 소고기나 해산물을 먹지 못하는 승객에게는 난처한 식사가 될 수 있다.
프랑스의 한 항공사 메뉴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고 한다. ‘당신이 원하는 메뉴가 다 떨어졌다고 해도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인기 많은 게 죄는 아니잖아요?’ 또 마지못해 선택한 메뉴가 뜻밖에 ‘인생 기내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인생이 그러하듯이. 항공여행에서 기내식이라는 숙제가 고민인 분들은 주저 없이 공유해 주셨으면 한다. 사소한 선택이 기분 좋은 하루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승무원들이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길 바란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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