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SK, 내부 자원 붙잡기 주력
2위 두산, 장원준 영입이 유일
3위 키움, ‘젊은피’키워 1군 보장
경기 침체로 모기업 지출 최소화
구단 프런트 중심 내부육성 중점
길러낸 이정후·김태훈 등 맹활약
하퍼 등 대어 영입 4802억원 쓴
美 필라델피아 올 지구 4위 그쳐
2019 신한은행 마이카 프로야구에서 SK와 두산, 키움은 ‘3강’이다. SK는 26일까지 85승1무54패로 1위, 두산은 85승1무55패로 2위, 키움은 84승1무57패로 3위. 4위인 LG는 78승1무61패로 격차가 있다.
3강의 공통점은 여럿 있지만, 그중 외부 자유계약(FA)선수 영입이 없다는 게 눈에 띈다. 외부 수혈이 없었다는 건 육성시스템이 안정적이라는 뜻. 물론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SK는 최근 5년간 FA 12명과 계약했지만, 모두 잔류형이었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 외부 FA를 영입한 최근 사례는 2015년 선발투수 장원준(4년 총액 84억 원)이다.
SK는 올 시즌 선두를 내놓지 않았고 9년 만의 정규리그 1위를 향해 막판 힘찬 스퍼트를 펼치고 있다. 두산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렀고, 2회씩 우승과 준우승을 거뒀으며 올해는 정규시즌 막판 무서운 기세로 선두 SK를 추격하고 있다. 8월 이후 치른 41경기에서 26승1무14패를 거둔 두산은 26일 현재 SK를 승차 0.5 차로 뒤쫓고 있다. 키움은 최근 5년간 10개 구단 중 FA 지출이 가장 적었다. 최근 5년간 FA에 65억2000만 원만 투자했고, 역시 외부 FA 영입은 없었다. 키움은 지난해까지 4시즌 중 3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올해도 가을야구를 벼르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는 수년간 지속된 경기 침체로 구단 모기업들이 지출을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거액이 소요되는 외부 영입 대신 내부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높은 외부 FA를 막대한 몸값을 지불하고 데려갔지만, 팀 성적에 보탬이 되지 않은 실패 역시 교훈이 됐다. LG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두산 출신 FA 외야수 김현수(4년 115억 원)를 영입했지만, 그해 8위였고 올해는 4위다. 삼성은 2018시즌을 앞두고 롯데 출신 FA 포수 강민호(4년 80억 원)를 데려갔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제외됐다. 또 지난겨울 두산 출신 FA 포수 양의지(4년 125억 원)를 영입한 NC는 올해 막차(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해 꼴찌가 확정된 롯데는 2018년 두산 출신 민병헌(4년 80억 원)을 영입했지만 역시 2년 연속 포스트시즌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외부 FA 영입으로 성공한 최근 사례는 2017년 삼성 출신 외야수 최형우(4년 100억 원)를 데려간 KIA다. KIA는 최형우를 영입한 첫해인 2017년 정규시즌 1위에 오르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최형우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KIA는 2018년 5위, 올해는 7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이와 달리 기대주, 유망주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건 위험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장기적·안정적으로 팀 전력을 가꿀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키움은 ‘젊은이’를 우대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일찍 1군 데뷔 기회를 보장한다.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서다. 이정후(21)가 대표적. 2017년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0.355로 3위에 올랐고, 올해 192개의 안타로 이 부문 공동 1위를 질주 중이다. 올해 타율 0.309에 19홈런인 김하성(24)과 19세이브와 7홀드를 기록 중인 우완 필승조 조상우(25)도 탄탄한 육성 시스템이 길러낸 키움의 핵심 전력이다.
SK는 2015년 이후 외부 영입 대신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고, 올해 27홀드(7세이브)를 거둔 좌완투수 김태훈(29), 31홀드를 올린 우완투수 서진용(27) 등을 만년 후보에서 마운드의 기둥으로 조련했다. 두산에선 올 시즌 타율 0.318, 10홈런 62타점을 올린 박건우(29)가 ‘화수분 야구’의 중심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외부 FA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부 FA 영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음으로 미뤘다. 필라델피아는 지난겨울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13년 3억3000만 달러)와 앤드루 매커친(3년 5000만 달러), 투수 데이비드 로버트슨(2년 2300만 달러) 등 외부 FA를 영입했다. 필라델피아가 외부 FA 영입에 들인 비용은 4억 달러(약 4802억 원)가 넘지만 필라델피아는 27일까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79승 80패)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외부 FA 영입보다 내부 자원을 장기 계약으로 묶어두는 게 효율적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다. LA 에인절스의 강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는 올해 3월 12년간 4억2560만 달러(5107억 원)의 역대 최고 금액으로 연장계약서에 사인했다.
외부 FA 투자 대비 성능은 떨어진다. 그래서 구단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대신 될성부른 떡잎을 찾아 프랜차이즈 스타로 기르는 데 주력하는 게 트렌드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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