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은 ‘규제의 핵’으로 꼽히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임박에도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모습입니다. 서울과 일부 지역 주택시장이 ‘정책 따로 시장 따로’를 체감시키려는 듯이 신축아파트와 분양권 가격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지요. 특히 서울 한강변 신축아파트는 ‘과열’이라고 말할 정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는 지난달 전용면적 84.79㎡가 28억1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기존 매매가를 훌쩍 넘어섰고, 마포구 용강동 ‘e편한세상 마포리버파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84㎡도 16억 원 선으로 역대 최고가로 치닫고 있지요. 성동구와 광진구 한강변 아파트도 예외없이 신고가를 보이고요. 하지만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8월(25일 기준) 3022건에서 9월 540여 건으로 감소해 ‘거래 가뭄 속 집값 상승’이라는 이상 현상을 보여주고 있지요.

현재 서울 등 일부 지역 주택시장은 한국 경제 상황과 분명하게 ‘따로’ 가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과 소비 침체, 가계소득 제자리 등 전반적인 경기가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는데도 집값만 초강세이지요. 특히 대출제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10월 시행 등 부동산 시장 환경은 악화일로인데도 특정 지역 집값만 오르고 있지요. 이 같은 집값 강세는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안전자산 선호, 미래 가치 등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시장이 정부를 이기는 현재 상황은 정책 실행을 두고 정부·여당의 엇박자와 뒷북대책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여당의 이견 노출에서 보듯이 현 정부에서 나온 무수한 부동산대책이 정책 실행과정의 불협화음, 때늦은 대책으로 결국은 ‘규제를 위한 규제’에 그친 것이 이유입니다.

부동산 시장 규제의 역설은 지난해 나온 9·13대책 이후에도 서울 한강변 집값과 강남권 청약경쟁률이 더 올라간 것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강남권(강남·서초·송파) 평균 청약경쟁률은 42.5 대 1로, 9·13대책 전 1년 동안 경쟁률(29.2 대 1)보다 훨씬 높아졌지요. 최근의 서울 집값 오름세를 꺾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 신축아파트 입주 후 거주·보유 의무기간 대폭 확대 등이 적시돼야 합니다. 정부 규제가 아무리 강해도 3~5년 후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있는 한 주택시장 안정은 요원하기 때문이지요. 공급 관련 규제는 풀고 시세차익 관련 규제는 더 묶어야 ‘규제의 역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정책당국은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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