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이동인 한가위가 끝난 직후 가축의 이동을 막고 살처분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폐사율 100%에 이르는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최초로 상륙한 것이다.ASF는 지난해 8월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서 급속히 확산돼 올해 5월에는 북한까지 넘어왔다. 북한 내 첫 발생을 확인한 뒤 정부에서는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돼지 혈청검사와 방역작업 등을 펼쳤음에도 끝내 국내에 들어오고 말았다.
ASF는 감염속도가 매우 빠르고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면 100% 폐사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더욱이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매몰처분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확산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ASF로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을 생산하는 중국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4억4000만 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었는데 ASF로 1년 사이 1억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됐다. 이에 대해 중국의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다. 올해 3월 중국 농업농촌부는 ASF의 발병 사례가 급감했다면서 잠정적인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인 5월 ASF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ASF는 생명력이 매우 강해 소금에 절인 상태에서 1년, 얼린 상태에서는 1000일이나 생존한다. 발병사례가 줄었다고 샴페인을 일찍 터트린 게 확산을 조장한 것이다.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고기를 먹어도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다. 또 열에 약해 가열하면 바이러스는 사라진다. ‘살처분해 시중에 유통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산이다. 사람은 상관 없지만 감염돼지의 부산물을 돼지가 접촉하거나 먹으면 바로 ASF에 감염된다. 유통된 돼지고기에는 당연히 음식물쓰레기가 생긴다. 중국의 경우 감염농장과 인근 지역 돼지를 잡아서 땅에 묻는 ‘살처분’ 대신 식용으로 사용된 사례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리고 그 남은 음식이 사료로 재사용돼 ASF의 확산을 키웠을 것이다. 이런 사례가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감염경로로 의심될 만한 부분의 유통을 제한하고 돼지 사료로 쓰이는 남은 음식 반입도 철저히 막아야 한다.
한국은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나라다. 돼지 사육 두수가 1127만 마리로 세계 7위이고 전국에 6300곳의 양돈농가가 넓게 분포돼 있다. 한국은 국토가 좁은 만큼 중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은 돼지고기 가격이 46% 넘게 폭등해 돼지고기 파동을 겪고 있다. 삼겹살이 ‘금겹살’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안타까운 가축의 살처분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일한 태도로 ASF를 확산시킨 중국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철저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의 일상인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의 존재 여부가 달린 골든타임은 지금이다.
유현재·농협경주육원 교수
ASF는 감염속도가 매우 빠르고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면 100% 폐사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더욱이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매몰처분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확산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ASF로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을 생산하는 중국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4억4000만 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었는데 ASF로 1년 사이 1억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됐다. 이에 대해 중국의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다. 올해 3월 중국 농업농촌부는 ASF의 발병 사례가 급감했다면서 잠정적인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인 5월 ASF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ASF는 생명력이 매우 강해 소금에 절인 상태에서 1년, 얼린 상태에서는 1000일이나 생존한다. 발병사례가 줄었다고 샴페인을 일찍 터트린 게 확산을 조장한 것이다.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고기를 먹어도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다. 또 열에 약해 가열하면 바이러스는 사라진다. ‘살처분해 시중에 유통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산이다. 사람은 상관 없지만 감염돼지의 부산물을 돼지가 접촉하거나 먹으면 바로 ASF에 감염된다. 유통된 돼지고기에는 당연히 음식물쓰레기가 생긴다. 중국의 경우 감염농장과 인근 지역 돼지를 잡아서 땅에 묻는 ‘살처분’ 대신 식용으로 사용된 사례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리고 그 남은 음식이 사료로 재사용돼 ASF의 확산을 키웠을 것이다. 이런 사례가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감염경로로 의심될 만한 부분의 유통을 제한하고 돼지 사료로 쓰이는 남은 음식 반입도 철저히 막아야 한다.
한국은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나라다. 돼지 사육 두수가 1127만 마리로 세계 7위이고 전국에 6300곳의 양돈농가가 넓게 분포돼 있다. 한국은 국토가 좁은 만큼 중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은 돼지고기 가격이 46% 넘게 폭등해 돼지고기 파동을 겪고 있다. 삼겹살이 ‘금겹살’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안타까운 가축의 살처분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일한 태도로 ASF를 확산시킨 중국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철저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의 일상인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의 존재 여부가 달린 골든타임은 지금이다.
유현재·농협경주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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