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민 150명과 공개대화
시위자 석방 요구엔 반박도
내일 ‘우산혁명’5주년 집회


“당신(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민의를 무시하고 관리에 무능했다. 홍콩 시위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당신이다. 물러나라.” “학생들이 무수히 송환법 철회 등 5대 요구 사항을 외쳤지만 경청하지 않았다. 당신은 홍콩을 정말로 사랑하는가?” “경찰을 이용해 정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이다.”

27일 밍바오(明報)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캐리 람(사진) 장관이 전날 홍콩 사태 해결을 위해 시민과의 첫 대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호된 질타를 받았다. 람 장관은 이날 완차이 지역의 퀸엘리자베스 경기장에서 시민 150명과 2시간여 공개 대화를 가졌다. 람 장관이 지난 4일 송환법 공식철회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약속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2만237명이 참여를 신청해 추첨을 통해 선정된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들 참석자는 람 장관에게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한 시민은 “우리 모두가 당신이 (중국 정부 눈치를 보느라)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아 실제로 말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점을 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조차 당신과 어울리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꼬집었다. 한 중년 여성은 람 장관이 부자와 권력자들만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람 장관은 “경찰민원처리위원회가 최대한 공정하게 경찰 과잉진압 여부에 대해 조사해 6개월 내에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또 체포된 시위자 석방 요구에 대해서는 “법을 위반했으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체포자 석방은 홍콩 법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28일 오후 7시 홍콩 정부청사 인근 타마르 공원에서 ‘우산 혁명’ 5주년 기념집회를 열기로 했다. 또 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인 10월 1일에는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해 홍콩 도심인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웡익모 민간인권전선 부주석은 “국경절은 국가의 경사가 아닌, ‘애도의 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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