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강화방안 마련 명목
“특목고생 많으면 불공정인가”
일부선 ‘여론조성용’ 의구심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이 높고 특목고·자율형사립고 출신이 많은 13개 대학에 대해 ‘학종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하면서 한창 수시 전형 중인 대학가에서는 “보여주기식 조사”라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 대학이 사실상 ‘고교 등급제’를 적용하는지도 살펴볼 계획인데,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외고·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27일 13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최근 4년간 이들 대학에 입학한 6만여 명의 입시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해당 자료는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평가 영역별 합격 순위 등이다. 교육부는 자료가 오는 대로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학종 조사단’에서 부정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논문 등 평가대상이 아닌 비교과 활동을 학생부에 기재했거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자소서에 쓰는 등 각종 ‘금지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내신등급이 낮은데도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합격한 사례가 있는지도 조사대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학부모 사이에서는 주요 대학들이 특목고·자사고 학생만 선호한다는 의심이 있다”며 “고교 등급제에 대한 의심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오는 11월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부정사례가 발견되면 특정 감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가 ‘금수저 전형’이라는 학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공정성 강화 방안을 내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여론 조성용’이란 비판이 나온다. 한 입시 전문가는 “특목고나 자사고, 지방 명문고에서 상대적으로 학종에 많이 지원하고, 일반고에 비해 비교과 경쟁력이 높은 게 현실”이라며 “특정 고교 출신이 많다고 해서 불공정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태조사 대상 대학의 한 교수는 “외고·자사고 폐지 공약에 명분을 살리고 싶은 것 아니겠냐”며 “국감을 앞두고 ‘조국 사태’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려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 사업인 ‘고교교육기여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매년 두 번씩 입학생 출신고교 현황, 공정성 강화 방안, 평가 기준 및 결과 등 자세하게 정리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는데, 뭘 더 내놓으라는 건지 납득이 안 된다”며 “1년 중 가장 바쁜 수시 시즌에 지원자에게 집중할 시간도 부족한데 정말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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