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대화로 해결할 사안” 결론
‘괴롭힘 금지법’ 실효성 논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직후 1호 진정을 냈던 MBC 아나운서들에 대해서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용부는 진정 접수 이후 사 측이 시정 조치를 했다는 점을 들어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지만, 해당 아나운서들은 반발하고 있어 법안 실효성에 또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날 고용부는 MBC 아나운서 7명이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첫날인 7월 16일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에 대해 26일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행정 종결 조치를 취했다. 고용부는 아나운서들에게 방송 업무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고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또 사 측이 업무 공간 분리와 사내 전산망 차단에 대해 시정조치를 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고용부는 MBC에 △진정을 제기한 아나운서들에 대한 불리한 처우 금지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조사와 조직 진단 △괴롭힘 근절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 등 예방 활동 실시 △괴롭힘 예방·대응 체계 점검과 개선 등을 권고했다.

진정을 제기한 엄주원 MBC 아나운서는 “회사가 개선 시도를 했다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은 법의 실효성에 큰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용부가 사 측의 시정조치를 고려한 점에 대해서는 “폭행을 하던 사람이 제지를 받아 때리던 행동을 멈추면 폭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 측이 아나운서 업무를 준다면서도 방송 출연을 제한하고, 1년도 더 남은 프로그램의 기획안을 작성하도록 하는 등 ‘보여주기식’ 시정조치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등부터 전문 계약직으로 입사한 아나운서들은 2017년 9월 MBC 노조가 김장겸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과정에서 방송에 일시 투입됐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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