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박근혜 국정농단 공범’으로 지목하고 해체를 요구했었고,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엔 각종 행사에서 배제하는 등 ‘패싱’하며 사실상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25일 민주당 의원들의 전경련 방문은 신선한 변화로 비쳤다. 원내대변인은 방문 직후 “민주당이 결코 반기업 정서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얘기했다”고 발표했다. 여당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재계와의 본격 소통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런데 하루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원욱 의원은 26일 당 회의에서 자신이 전날 전경련에서 “문 정부가 대기업 노조 편, 민주노총 편은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 “노동계가 오해할 소지가 있었다면 제가 그분들께 정식으로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행사는 당 지도부가 아닌 의원들 개별적인 차원에서 개최한 것”이라며 “장소만 전경련이었을 뿐 전경련과의 간담회가 아니라 기업들과의 간담회였다”고 그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민주당이 노동계에 머리를 조아리고 나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문 정부의 1등 공신으로 계속 떠받들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기득권 노조의 횡포와, 노조에 휘둘린 정책의 폐해는 이미 심각하다. 전경련 행사가 있던 날, 중소기업중앙회는 300인 미만 기업에 대한 52시간제 시행 유예를 호소했다. 전경련 행사 소동은 여당의 경제 행보가 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거듭 말해준다. 기업을 옭아매는 정책을 남발하면서 그런 이벤트를 갖는 것은 심각한 위선(僞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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