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대기업에는 대규모 신용대출을 해주는 반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게는 담보나 보증 위주 대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대한 담보·보증 요구가 대기업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장병완(무소속)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이 대기업에 대출한 177조5502억 원 중에서 117조1836억 원(66%)이 신용대출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총대출액인 723조413억 원 중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규모는 192조877억 원(26.57%)에 불과했다. 나머지 70% 이상은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하는 담보대출과 보증대출이었다. 특히 개인사업자로 좁힐 경우 전체 대출(325조1704억 원)의 82.62%(268조6407억 원)가 담보와 보증 대출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5년간 시중은행의 대출 종류별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신용대출 비중은 해가 갈수록 줄고 담보와 보증 대출 비중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2015년 기업대출 중 43.27%에 달했던 신용대출은 2016년 40.20%, 2017년 37.30%, 2018년 35.28%, 올해 상반기 34.34%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담보와 보증대출은 2015년 56.73%에서 올해 상반기 65.66%까지 늘어났다.

장병완 의원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자산이 적어 담보가 대기업에 비해 적음에도 시중은행이 안정적인 담보만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시중은행이 담보가 아닌 철저한 신용평가를 통한 적극적인 자금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이러한 금융 상황에서 미래 지향적 신기술 업체의 등장을 기대할 수 없고, 기업들도 기술투자보다 담보를 위한 부동산 매입에 몰두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e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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