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100배 즐기기’
켄 로치의 ‘쏘리 위 미스드 유’
돌란作 ‘마티아스와 막심’ 눈길
관객이 직접 원하는 작품 선택
일정 예매량 넘어가면 상영확정
리퀘스트 시네마로 40작품 선정
개막식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이용관 이사장이 ‘재도약’을 공동 선언하며 시작되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풍성한 상영작과 다채로운 행사로 영화의 축제를 펼친다.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는 85개국에서 초청된 299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부산영화제 사무국은 지난 몇 년간 태풍으로 피해를 본 해운대 해변 비프빌리지를 올해부터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곳에서 열리던 행사를 모두 영화의전당으로 옮겨 프로그램 집중화를 꾀한다. 또 부산영화제가 시작된 중구 남포동 일대에서 관객이 직접 만드는 영화제 속 영화제 ‘커뮤니티 비프’가 진행되며 5∼8일 열리는 아시아필름마켓은 TV 드라마 어워즈를 신설했다. 올해 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배우 정우성과 이하늬가 선정됐으며 폐막식은 배우 태인호와 이유영이 진행한다.
◇ 프로그래머 추천작 =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서 상영되는 넷플릭스 영화 ‘더 킹 : 헨리 5세’(감독 데이비드 미쇼)는 장대한 서사극으로, 전쟁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 영화는 왕위 계승을 원치 않는 까탈스러운 잉글랜드 왕자가 왕실생활을 버리고 백성들 속에서 살다가 폭압적인 아버지가 사망하자 왕위에 올라 헨리 5세가 되는 삶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이콘 섹션에서는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이 상영된다. 사회주의적 성향을 짙게 보여온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는 가족 부양을 위해 프리랜서 택배 기사로 일하고 있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 이야기를 가슴 아프게 묘사했다. 이 영화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로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계약직 위주의 경제와 업무 외주화의 결과로 평화로운 가족들이 위기에 내몰린 상황을 현실감 있게 다룬다. ‘칸의 총아’로 불리는 캐나다 그자비에 돌란 감독의 여덟 번째 장편 ‘마티아스와 막심’은 영화 촬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키스를 해야 했던 두 남자의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돌란 감독 특유의 원숙한 연출이 돋보인다.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된 홍콩영화 ‘7번가 이야기’(감독 욘 판)는 1967년 격동기의 홍콩을 배경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며 금지된 욕망을 드러내는 내용을 담은 성인 애니메이션이다. 뉴커런츠 섹션의 필리핀 영화 ‘#존 덴버’(감독 아덴 로드 콘데즈)는 SNS와 가짜뉴스, 그리고 온라인 폭력의 편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엄마와 함께 사는 평범한 학생 존 덴버가 친구의 짓궂은 장난에 화를 내며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그의 평온했던 일상이 파괴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서 상영되는 ‘니나 내나’(감독 이동은)는 오래전에 자식을 두고 재가한 엄마의 편지가 성인이 된 세 남매에게 도착하며 벌어지는 일을 풀어냈다. 티격태격하며 엄마를 만나러 가는 이들 앞에서 터지는 크고 작은 사건이 가족의 특별한 애가(哀歌)가 된다.
◇ 화려한 게스트 =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더 킹 : 헨리 5세’의 주연 배우 티모시 살라메가 조엘 에저턴, 데이비드 미쇼 감독과 함께 부산을 찾는다. 살로메는 8일 이 영화 갈라 상영회 때 레드카펫을 밟으며 9일에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후 야외무대 인사도 한다.
‘메종 드 히미코’(2005), ‘도쿄 타워’(2007), ‘공기인형’(2009) 등을 통해 국내에서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는 자신의 두 번째 연출작인 ‘도이치 이야기’를 들고 부산에 온다. 40년을 일해온 뱃사공과 한 소녀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풀어낸 그의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리스 정치영화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도 방한한다. 그가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어른의 부재’가 아이콘 섹션에서 상영된다. 그리스 경제 위기와 유럽 연합 간의 정면 대결을 다룬 작품이다. 가브라스 감독은 9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거장들의 만남’에서 박찬욱 감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 관객이 직접 만드는 커뮤니티 비프(BIFF) = 주요 섹션인 ‘리퀘스트 시네마’는 관객이 프로그래머가 돼 상영작들을 선정한 후 티켓 예매량이 일정 수를 넘어서면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총 66개 프로젝트가 출품됐고, 이 중 49개를 대상으로 사전 예매(크라우드펀딩)를 진행해 총 40개 프로젝트가 일정 예매 수를 넘어 상영이 확정됐다.
또 다른 섹션인 ‘리스펙트시네마’는 영화 팬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이 데뷔작 ‘힘내세요, 병헌씨’를 보면서 라이브로 장면 해설을 하는 ‘마스터 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신과 함께’ 시리즈를 만든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가 ‘광해, 왕이 된 남자’ 라이브 해설에 나선다. 영화평론가 정성일, 듀나와 김홍준 감독이 객원 프로그래머로 참여하는 ‘정듀홍 영화제’도 눈길을 끈다. 세 사람이 각각 영화 1편을 선정한 뒤 영화 제목을 알리지 않고 관객을 모아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이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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