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 삼성과 롯데의 2019신한은행 마이카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삼성 제공
지난 5월 11일 삼성과 롯데의 2019신한은행 마이카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삼성 제공
- 프로야구단, 매년 치솟는 경기장 사용료에 신음

10개 구단 모두 지자체서 빌려
장기임대·당일대관 등 제각각

NC, 25년간 330억 원에 계약
야구계 ‘호구 거래’ 비난 빗발

한국 구단은 임대료 부담 큰데
뉴욕 양키스는 年1만1000원뿐

사용료 압박에 티켓 값 높이면
불이익은 고스란히 시민·팬 몫


프로야구 10개 구단 운영은 전세·월세살이에 비유할 수 있다. 경기장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 그런데 경기장 사용료, 즉 임대료는 매년 크게 치솟고 있다.

프로야구장의 주인은 지방자치단체며, 10개 구단은 지자체로부터 야구장 시설을 빌린다. 그 형태는 장기임대, 위·수탁, 당일대관 등 3가지로 나뉜다.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했고, 1990년대까지는 대부분 당일대관으로 경기장을 사용했다. 2001년 두산과 LG가 사상 처음 위탁 방식으로 잠실야구장을 운영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위탁운영과 장기임대는 당일대관과 달리 안정적이고 계획적인 구장 마케팅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렇지만 세입자 신분임엔 변함이 없다. 프로야구단은 ‘을’, 지자체는 ‘갑’이다.

SK와 KT는 10개 구단 중 형편이 가장 좋다. SK는 지난 2014년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포함, 전체 스포츠 콤플렉스를 25년간 장기임대했다. SK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인천시에 입장료 일부를 나눠주는 등의 조건으로 저렴하게 빌려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군 무대에 뛰어든 ‘막내 구단’ KT는 수원KT위즈파크를 25년간 무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SK와 KT에도 고민은 있다. 우선 올해로 5년간의 1차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광주KIA챔피언스필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처럼 계약 조건에 변경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KT의 경우 시의회를 중심으로 무상 사용에 대한 비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야구장은 전체적으로 장기임대 형식이다. 그런데 KIA와 삼성은 그중 나쁜 사례로 꼽힌다. 이들 구단은 25년간 광주KIA챔피언스필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사용과 운영권을 보장받았다. 이들은 홈구장을 건립하면서 거액의 장기임대료를 선납했지만, 추가 부담을 떠안았다. 2014년 문을 연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엔 994억 원이 투입됐다. 국비 298억 원과 시비 396억 원에 KIA가 300억 원을 투입했다. 2015년 오픈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공사비는 1666억 원이었다. 국비 210억 원과 시비 956억 원에 삼성이 500억 원을 내놓았다. 그런데 KIA와 삼성은 계약 협상이 완료된 뒤 마음을 졸였다. 대기업 특혜 시비 등이 일었기 때문. 결국 KIA는 2016년 광주시에 30억 원을, 삼성은 대구시에 25년간 3억 원씩 75억 원을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NC는 지난 7월 30일 창원NC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창원시와 25년간 총 330억 원에 계약했다. NC는 창원NC파크 건립에 투자한 100억 원을 제외하고 230억 원을 창원시에 준다. 올해 개장한 창원NC파크 건설에는 총 1270억 원이 소요됐다. 국비 150억 원, 경남 도비 200억 원, 시비 820억 원이 투입됐고 NC가 100억 원을 내놓았다. 프로야구계에서는 NC가 25년간 330억 원을 창원시에 주기로 한 걸 ‘호구 계약’에 비유한다. NC가 지나치게 양보한 게 좋지 않은 선례가 돼 향후 시설 사용료 계약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이란 우려가 이어졌다. 게다가 지역에선 야구장 이름에 ‘마산’을 붙여야 한다며 시의회를 통해 행정관리 명칭 조례안을 가결, 빈축을 샀다.

키움은 고척스카이돔을 당일대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당일대관 비용은 21만 원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입장료 수입의 10%를 서울시와 나눠 갖는다. 그리고 야구장 내 사무실 등의 사용료는 별도이기에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면서 매년 수억 원을 지급한다. 키움은 올 시즌 종료 후 서울시와 계약 연장을 협의해야 한다. 모그룹의 든든한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구단 사정상 구장 사용료는 큰 짐이 된다.

두산과 LG는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위탁 운영한다. 두 구단은 매년 15억 원씩 총 30억 원을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에 준다. 계약은 3년 단위이며, 계약이 연장될 때마다 사용료는 불어나는 추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야구장도 대부분 지자체가 건설하고 소유한다. 그러나 야구장을 공공재로 보고, 임대료를 저렴하게 받고 구장 관련 수익사업을 구단에 넘긴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뉴양키스타디움이 대표적인 예다. 양키스는 뉴양키스타디움을 40년간 사용하는데, 임대료는 연간 10달러(약 1만1000원)다. 뉴욕시는 프로야구단으로 인한 팬들의 만족도, 시의 브랜드 가치 제고, 그리고 경제적 파급효과 등에 우선순위를 둔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한 야구인은 “우리도 이젠 야구장을 공공재로 분류하고 시민, 팬 복지 측면에서 야구장을 관리해야 한다”면서 “야구장 임대료가 높아지는 추세인데, 구단이 임대료에 압박감을 느껴 입장권 가격이라도 높인다면 시민, 팬에게 불이익이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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