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 - 과장된 ‘파워드레싱’ 등
오피스룩 발렌티노 -‘그리자유’ 기법의 덜어내기 디자인 디올 - 자연을 담은 ‘중성적 색상’ 다양하게 변주
올해 ‘파리 패션위크’는 원색의 파워숄더와 뉴트럴톤의 자연스러운 실루엣이라는 상반된 디자인 경향을 엿볼 수 있었다.
2020년 봄·여름 발렌시아가 컬렉션은 오피스룩을 새롭게 정의했다. 직업과 상관없이 다양하게 변용 가능한 유니폼, 과장되게 부풀린 ‘파워드레싱’,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독특한 방법으로 만든 액세서리 등이 대표적이다. 원색의 오버사이즈 재킷에 과장된 파워숄더는 마치 몸을 뒤트는 것처럼 보이고, 정장 역시 완전히 다른 테일러링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베트멍 공동 설립자인 뎀나 바잘리아가 지난 2016년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오면서 어글리 슈즈 열풍 등을 만들어냈는데, 이번에도 과거 파워숄더를 새롭게 변형한 형태의 디자인이 세계를 휩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스니커즈 ‘타이렉스(Tyrex)’는 구불구불한 망과 스포츠 신발적인 요소에 사무실에서 신을 수 있는 전통적인 실루엣 형태를 넣었다. 발렌시아가는 “현대에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미의 기준에 대한 이해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발렌티노도 이번 2020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순수하면서도 과장된 볼륨을 강조했다. 피엘파올로 피촐리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쿠튀르 시스템 속에서 특히 이번에는 ‘덜어내기’ 디자인을 강조했다. ‘그리자유(Grisaille)’는 유리 벽 전체를 페인팅하거나 회색과 흰색의 음영으로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예술적 기법이다. 단색에 집중해 다양한 색을 덜어내 형태와 볼륨이 더 두드러진다. 발렌티노는 이번 컬렉션에서 이런 그리자유 기법을 적용해 발렌티노의 진정한 본질인 ‘쿠튀르 정신’을 드러냈다. 하얀색 셔츠, 셔츠 형태의 드레스, 드레스, 펜슬 스커트, 버뮤다 팬츠 등의 디자인에서 보다 본질에 집중했다. ‘평범한 것이 특별하다’는 주제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보석이나 신발, 액세서리에서도 그리자유 기법의 음영, 그림자 디자인을 적용했다.
디올은 뉴트럴 색상(연한 갈색 등 자연을 담은 중성적 색상)을 다양하게 변주하고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했다. 2020년 봄·여름 ‘레디 투 웨어(기성복)’ 컬렉션은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크리스찬 디올의 여동생인 카트린 디올이 정원의 꽃밭에서 찍힌 사진을 테마로 정했다. 카트린 디올은 당당함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용감한 여성으로 유명하다. 카트린 디올이 사랑한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정원과 식물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자수장식, 빛이 든 정원을 표현하기 위한 소재의 광채를 활용했다. 뉴트럴 색상의 소재 위에 새겨진 다양한 자수는 디올 아틀리에 소속 재단사들의 정교한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마치 식물도감처럼 다양한 식물의 모습을 담아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때,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치를 담은 컬렉션을 완성했다. 도시 속 정원을 가꾸는 집단 예술을 구현하는 ‘콜로코(Coloco) 아틀리에’와 협업해 패션쇼의 무대를 장식했다. 이 조경 아티스트들은 누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존하고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는 뜻을 담아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모여 있는 패션쇼를 고안했다. 패션쇼를 위해 파리 롱샴 경마장으로 가져온 나무들은 이후 새로운 터전으로 옮겨져 정원을 유지하기 위한 다수의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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