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설계·제조·판매 등
검사 통해 총체적 부실 확인

고위험상품 투자 한도 설정
고객 중심 개정안 마련 나서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낳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불완전판매는 물론 내부 통제 미흡과 리스크(위험) 관리 소홀 등 총체적인 문제가 발견되자 금융 당국과 은행들은 뒤늦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2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이번 사태가 과거의 여타 불완전판매 사례와 달리 ‘시스템적 문제’에 주목하고 관련 규정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금감원은 우리·KEB하나은행, 증권사 3곳, 자산운용사 5곳에 대한 합동 조사를 벌인 결과 “DLF 설계·제조·판매 전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이 투자자 보호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중시해 리스크 관리 소홀, 내부 통제 미흡,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점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라면서 “특히 상품 판매와 관련한 내부 통제 강화와 관련해 외국 사례도 참고해 개선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이 적발한 서류상 불완전판매 사례만도 20%에 달하는 가운데 당국은 이번 사태가 개별 영업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상품을 제조 배경과 판매 경로, 은행 내부의 상품위원회 구조 및 핵심성과지표(KPI) 등 시스템상의 문제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고객 보호 방안을 내놓았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진심을 다해 분쟁조정절차 등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소비자보호를 위해 본점 내 ‘손님 투자 분석센터’를 신설해 프라이빗 뱅커(PB) 등 직원과의 대면을 통한 투자성향 분석, 본점의 승인단계를 추가해 객관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위험 투자 상품의 예금자산 대비 투자 한도를 설정해 고객 자산이 고위험 상품에 몰리는 것도 막는다.

지난달 23일 대고객 사과 메시지를 전한 우리은행도 고객 자산관리 체계를 ‘고객 케어(Care) 강화’로 개선하고 △평가제도 △조직 및 인력 프로세스 등 시스템 전반을 바꾸기로 했다. KPI를 개편해 고객서비스 만족도, 고객 수익률 개선도 등 고객 중심의 평가지표로 바꿀 예정이다. 외부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상품심의위원회에서 투자상품의 적정성,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고객 자산관리(WM) 그룹 산하에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신설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 DLF 사태에서는 비껴간 KB국민은행도 상품심의위원회 심의 절차 강화를 골자로 한 금융투자상품 판매 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상품심의위원회 심의 전 단계에서 사전 검토를 3단계에서 4단계로 강화하고 은행 내 투자상품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 협의체를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