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 ‘전통장 농촌문화학교’
엄마·아빠와 장 담그며 웃음꽃
전통 고추장 한통씩 선물받고
10가지 반찬으로 즐거운 점심
장류 박물관·발효 토굴도 구경
“색다른 체험… 너무 재밌어요”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은 섬진강 상류의 청정 수질과 안개일수 연평균 77일(다른 지역 55일) 그리고 최고 13.5도의 큰 일교차 등으로 자연 발효에 필요한 최적의 기후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에 뜨거운 햇살이 가득했던 지난달 28일 전북 순창군 순창읍 ‘전통장(醬) 농촌문화학교’.
이날 순창 군수가 인증한 고추장·된장·간장 등 전통 장류를 체험할 수 있는 민속 마을에 있는 ‘향적원’에는 대구 화원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등 20여 명의 손님으로 북적였다. 이들은 문화일보가 농림축산식품부, 순창군과 손잡고 펼치는 ‘농촌愛올래-지역 단위 농촌관광시스템 구축’ 캠페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순창 ‘전통장 농촌문화학교’ 체험에 참여했다. 화원초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방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오빠를 따라온 유치원에 다니는 황윤지(6) 양이 손을 번쩍 들고 큰소리로 “제가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된장 만들기 체험이 시작되면서 아이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윤지 양은 “메주에 핀 하얀색과 파란색 곰팡이는 몸에 나쁜 것인가요”라고 심각하게 물었다. 전통장 기능인은 “하얀색은 좋지만, 파란색은 나쁘다”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날 윤지 양은 언니, 오빠들 틈 속에서 가장 적극적이었다. 메주를 솔로 닦는 시범을 보이자 고무장갑을 낀 윤지 양의 고사리손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체험에 참여한 초등학생들도 소금물을 장독에 담아 잘 닦은 메주를 띄운 뒤 붉은 고추, 숯, 대추를 넣는 데 손을 보탰다. 짚으로 만든 새끼 줄을 장독에 둘러주는 것으로 된장 만들기가 끝났다. 이후에는 고추장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다. 체험 후에는 6개월∼1년 이상 숙성된 전통방식의 순창 고추장 한 통씩을 개인별로 받았다.
된장 만들기 체험 후 즐거운 점심시간에는 이른 아침부터 준비한 밥과 10여 가지의 반찬이 차려졌다. 집에서 직접 담근 순창 고추장으로 맛을 낸 오이·참외·더덕·무·매실 장아찌 같은 절임 반찬과 함께 대나무 죽순, 깻잎, 각종 나물 무침, 돼지고기 볶음으로 푸짐한 한 상이 완성됐다.
하얀 햅쌀로 갓 지은 고봉밥은 순식간에 비워졌다. 여기저기서 “한 그릇 더” 달라고 아우성이다. 누나를 따라온 시훈 군도 “된장으로 절인 깻잎이 맛있다”며 입안 가득 밥을 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식사 후 마을 둘러보기, 장류 박물관과 발효 소스 토굴 방문이 이뤄졌다.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순창군 장류의 내력을 배우고, 장을 발효시키는 옹기도 구경했다.
순창군에서 운영하는 전통장 농촌문화학교는 장담그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 농가 체험과 연계해 장류 문화 확산과 체류형 우수 농촌관광 기틀 마련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운영 횟수는 8건에서 31건으로 늘어났고 이용객도 319명에서 1227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농가 귀속액도 1914만 원에서 4배 정도로 늘어난 7291만 원에 이른다.
순창 =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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