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를 찍어 카카오톡 문화일보 대화창에 들어오셔서 그립습니다, 결혼했습니다 등의 사연을 보내주세요. 이메일(opinion@munhwa.com)로 사연을 보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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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식(1922∼2003)

16년 전 8월의 마지막 일요일 교회 찬양대 지휘 준비를 하던 제게 달려온 아들 녀석이 “빨리 외가에 가야 한다”며 급하게 잡아끌었지요. 그렇게 갑자기 떠나신 아버지의 빈자리를 한동안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81세의 고령에도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동네 뒷산에 올라 약수를 받으시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셨기에 건강하신 아버지가 제 곁에 오래 계실 줄 알았는데 이제는 사진을 보며 그리워하는 막내딸이네요.

아버지께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8남매를 반듯하게 키워내셨지요.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하시며 언니, 오빠, 동생들을 엄하게 훈육하셨지만, 막내딸인 저에겐 많은 사랑을 주셨어요.

지금도 생각나요. 집에 돌아오시면 제게 “우리 막내딸 노래 한번 불러보아라”고 하셨던 모습을. 그런 아버지 앞에서 동요, 가곡, 가요 가리지 않고 부를 때면 아버지께선 참 흐뭇해하셨죠. 음악을 좋아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저는 자연스레 음악을 전공하게 되었고요. 제가 결혼을 하고 아버지를 뵐 때마다 막내딸은 늘 아버지의 전속 가수로 신청곡을 불렀지요. 얼마 전 운전 중 제가 자주 불러드렸던 ‘비 내리는 고모령’이 라디오에서 나왔는데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흐르더군요.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잠들어 계신 곳에 자주 찾아뵙지 못했어요. 좋아하시던 약주 준비해서 조만간 아버지 애청곡 불러드리러 갈게요. 많은 자식이 같은 후회를 하지만 살아 계실 때 왜 자주 찾아뵙고 마음껏 잘해드리지 못했을까요. 아버지, 많이 보고 싶어요.

막내딸 채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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