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을 ‘인터체인지’를 대체하기 위해 특정인이 새로 만든 단어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나들목’은 지명(地名)으로 일찍부터 쓰였기 때문이다. 전남 신안군 비금면 수치리를 비롯해 전국에 몇 군데 ‘나들목’이 있다.
‘나들목’은 동사 어간 ‘나들-’과 명사 ‘목’이 결합된 어형이다. ‘나들-’은 동사 어간 ‘나-(出)’와 ‘들-(入)’이 결합된 어형으로 ‘나고 들다(出入)’의 뜻이다. ‘나들다’는 15세기 문헌에도 나올 정도로 역사가 깊다. ‘나들이’의 ‘나들-’도 그러한 것이다. ‘목’은 ‘통로 가운데 다른 곳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중요하고 좁은 곳’이란 뜻이다. ‘길목, 건널목, 구들목, 노루목’ 등의 ‘목’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따라 ‘나들목’은 ‘나고 드는 좁은 곳’으로 해석된다. ‘나들목’과 같이 동사 어간 ‘나들-’과 명사가 결합된 구조의 지명에 ‘나들개, 나들보, 나들뻔지’ 등도 있으며, 그와 같은 구조의 일반어휘에 ‘나들문(--門), 나들선(--船), 나들통(--筒), 나들표(--票)’ 등도 있다. 이들 일반어휘는 모두 북한어다.
그런데 지명 ‘나들목’이 ‘인터체인지’를 대체하는 단어로 선택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인터체인지’의 의미를 고려하면 ‘입체교차로’가 어울리지 ‘나들목’은 좀 어색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인터체인지’가 다른 길로 빠져나가고 또 다른 길에서 고속도로로 들어오는 길목 역할을 하면서 ‘나들목’이 그 대체어로 선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들목’이 공식적으로는 ‘국어순화자료집’(2004)에 처음 나온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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