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비건·김명길 실무회담
북한이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외교 베테랑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막말 논평’으로 이름을 날린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을 내세웠다. 강도 높은 대미 압박 전술을 구사하기 위한 구성으로 풀이된다. 북한에 맞서 미국 측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마크 램버트 부대표가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외교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실무협상에서 앞서 2차례 정상회담 과정에선 보이지 않았던 김 대사와 권 전 국장을 발탁했다. 이들 모두 외무성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북한은 베테랑과 공격수를 섞은 고전적인 외교술로 대미 압박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내는 등 30년 이상 일선 외교 현장을 거친 베테랑으로 분류된다.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통일전선부 대신 외무성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그가 실무협상 최전선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대두됐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의외의 인물은 권 전 국장으로, 그는 지난해 11월 북한 매체에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겸임하는 미국연구소장 직함으로 처음 소개됐다. 권 전 국장은 미국연구소장에 취임한 직후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주장에 반박하며 ‘언제면 어리석은 과욕과 망상에서 깨어나겠는가’란 제목의 논평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한미연합훈련과 관련, 청와대를 겨냥해 ‘겁먹은 개’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임명된 비건 대표와 대북 제재 전문가인 램버트 부대표를 중심으로 이번 실무협상에 나선다. 우선 4일에는 램버트 부대표와 권 전 국장이 사전교섭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최근 북한과의 주요 접촉을 담당한 만큼 기존 협상의 연장선에서 비핵화 문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사전교섭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던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대신 램버트 부대표가 전면에 나서면서 대북 제재와 관련한 논의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램버트 부대표는 최근 네팔과 러시아를 순방하며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하는 등 제재 관련 사안을 전담하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