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일자리·민생고 해결”
군경,실탄·최루가스 강경진압
남부 도시로 급속히 확산 양상


이라크에서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부패 청산, 민생고 해결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33명이 숨지는 등 유혈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미·이란 간 긴장 고조와 시리아·예멘 내전 등에 이어 이라크까지 정정불안에 휩싸일 경우 중동 전역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상황에 내몰릴 수 있어 국제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3일 AP통신,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시위와 이를 진압하려는 군경 간 충돌이 벌어져 사흘간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위가 시작된 1일에는 사망자가 2명이었지만 2일 7명, 3일 12명 등 갈수록 사망자 숫자는 증가 추세다. 아델 압둘 마디 총리는 2일 바그다드에 통행금지령을 내렸고 정부는 인터넷과 SNS 접속도 차단했다. 이라크 군경은 시위 중심지인 바그다드 도심 타흐리르 광장으로 운집하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수백 명의 중무장 병력을 배치해 도로를 차단했다. 최루탄, 물대포를 발사하고 하늘을 향해 기관총을 쏘는 등 위협사격도 가했지만 시위를 봉쇄하지 못했다.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는 수백 명의 군중이 모여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1일 시작된 이번 시위는 바그다드를 시작으로 바스라, 나자프, 나시리야, 힐라, 디와니야 등 이라크 남부 도시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양상이다. 시아파가 주로 거주하는 이라크 남부는 유전지대가 밀집한 지역이다. 중북부 키르쿠크와 티크리트, 동부 디얄라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이번 반정부시위는 주도하는 정파나 중심세력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만성적인 정치권 부패, 청년실업률이 20%를 넘는 등 극심한 경제난 등이 젊은이들을 자발적으로 시위에 나서게 했다는 분석이다.

주도세력 없이 시작된 만큼 이번 반정부시위는 일회성에 그칠 공산이 크지만 이라크 안팎의 불만세력이 정치적으로 활용할 경우 정국이 큰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이라크는 2003년 10월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이후 시아파와 수니파 간 충돌이 계속돼 누적사망자가 수만 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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