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에 위기가 도래한 지 오래됐지만, 최근에 특히 위기를 불러온 원인은 평론의 침체입니다. ‘현대비평’은 한국 문학 평론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최근 비평전문지 ‘현대비평’을 창간, 첫 호를 내놓은 한국문학평론가협회의 오형엽(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사진) 회장은 한국문학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와 호흡하는 비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강단 비평과 현장 비평, 다양한 문학 진영, 중진 비평가와 신진 비평가의 연결 및 소통을 ‘현대비평’의 세부 목표로 설정해 추진하면서 범문단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문학 현장에서 비평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비평전문지 창간이 비평의 저변을 넓히고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오 회장은 “문화를 지배하는 매체가 책에서 영상으로 넘어가고, 문예지들이 비평에 할애하던 지면을 축소하면서 평론가가 독자와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며 “강단 중심으로 이뤄졌던 비평을 현장과 연결하려는 게 창간의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격년지로 출발하는 ‘현대비평’ 창간 전까지 중앙 문단 내 비평전문지는 전무했다.
창간호엔 지난 5월 고려대에서 ‘불화, 비평의 존재 방식’이란 주제로 열린 비평 심포지엄 발표문과 토론문, 제20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자인 권희철 평론가의 자전연보·작가론·작품론이 특집으로 실렸다. ‘불화, 비평의 존재 방식’ 특집은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구별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끈다. 오 회장은 “지나간 이슈를 정리하는 데에서 벗어나 현재 문단에서 첨예하게 문제가 되는 이슈를 적극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현대비평’ 코너는 백낙청 평론가, ‘오늘의 비평’ 코너는 이광호 평론가, ‘비평집 리뷰’ 코너는 최원식·서영채·우찬제·이재복·백지연·김영찬·박상수 평론가의 비평집을 비평 대상으로 다뤘다. 이 밖에도 해나 아렌트의 후기 저서인 ‘정신과 삶’ ‘칸트 정치철학 강의’가 ‘철학 및 역사 비평’ 코너에 실렸다.
오 회장은 “문학은 인접 학문, 예술, 문화와 결합해 형성된다”며 “영화·철학 비평뿐만 아니라 기존 비평 장르를 넘어서 새로운 영역과 접목하는 비평인 트랜스크리틱을 통해 기획 및 편집 내용을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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