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ASF가 발생한 경기 파주·김포·연천의 모든 돼지를 선(先) 수매, 후(後) 살처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농가들은 특별재난지역에 준하는 생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7일 파주시에 따르면 지난 9월 16일부터 지난 3일까지 연다산동·자장리·미산리·주월리·마장리 양돈농가에서 ASF가 5차례 발생해 전체 91개 농가 가운데 33개 농가(3㎞ 이내 포함) 6만824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파주·김포·연천 3㎞ 밖에 있는 돼지를 수매, 예방적 살처분하는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ASF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위치한 나머지 63개 농가 5만5919마리 가운데 46개 농가가 비육돈 4만175 마리(5개월 이상 사육)를 수매하는 데 동의했다. 수매 대상 돼지는 정밀검사를 거쳐 도축장으로 출하돼 냉동 보관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지난달 18일 확진 후 추가 발생이 없는 연천군도 발생 농장 반경 10㎞ 내의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우선 수매하고, 수매되지 않은 돼지에 대해서는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할 예정이다.

농장에서 키운 돼지에 대해 수매(도매시장 평균가격)에 동의하거나 살처분해야 하는 농가들은 사실상 폐업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농가가 40일 이내에 재입식 신고를 한 후 농장의 방역상태 점검을 거쳐 3개월∼1년 후에 재입식할 수 있지만, ASF의 경우 재입식하는 데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농가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너무 늦지 않은 재입식을 보장해주고, 재입식 시기가 늦어질 경우 생계안정자금 등 생계비를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평면 농가 노모(56) 씨는 “정부가 불가피하게 폐업을 유도해 수매할 경우에도 재입식 보장과 현실화된 폐업보상금 등 생계비를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한돈협회 파주시 지부 관계자는 7일 호소문을 통해 “농가들은 당장 재입식이 어려워 폐업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는 수매 및 예방 살처분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은 물론 재입식 제한 기간에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보상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파주시의회도 7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ASF 전파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늑장 대응하는 바람에 더 확산됐다”며 “파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양돈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폐업농가들에 생계안정자금, 영업권보상 등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파주=오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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