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석 10주년 단독콘서트
日·동남아 팬들 아이돌급 열광


“뮤지컬 배우 전동석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 앞에 굳이 뮤지컬 배우라는 말을 붙였다. 지난 10년 동안 한길을 걸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 31세인 전동석은 TV 예능 프로그램에 빈번히 나오는 스타들처럼 대중적 지명도가 높지는 않다. 그러나 공연계에선 자타가 공인하는 ‘프린스(Prince)’다. 지난 4∼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그의 ‘10주년 단독콘서트: 첫 번째 선물(사진)’은 그가 왜 뮤지컬 계의 프린스인지를 실감케 했다. 공연 2시간 전부터 프로그램 북을 사기 위한 줄이 끝없이 늘어섰고, 로비는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볐다. 그 줄 속에서 일본에서 온 여성 팬들이 하이톤의 일본어로 대화를 나눴다. 동남아에서 온 듯한 관객들도 이에 질세라 즐거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줄곧 뮤지컬만 해 온 전동석이 이처럼 아이돌급 열광을 받는 것은, 우리 뮤지컬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가창, 연기에서 인정받는 전동석에 관한 영상이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통해 국내외 팬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동석은 첫날 공연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콘서트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서 혹시 곡이 충분치 않을까 봐 염려했는데 오히려 노래를 빼는 데 애를 먹었다”고 했다. 이날 그는 앙코르곡까지 총 16곡을 부르며 지난 10년의 무대를 되돌아봤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넘버 ‘대성당들의 시대’를 첫 곡으로 선사하며 “내 인생을 바꿔준 운명 같은 작품과 노래”라고 소개했다. 군대에서 포상휴가를 얻기 위해 이 노래를 불러서 1등을 했는데, 우연히 ‘노트르담 드 파리’로 뮤지컬 무대 데뷔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로미오와 줄리엣’ ‘모차르트’ ‘엘리자벳’의 넘버들을 들려줬다. 성악과 출신답게 음역이 넓고, 음색은 풍성했다.

그는 이날 콘서트 내내 떨리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뛰어난 유머 감각을 보였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헤드윅’ 캐릭터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평소 말수 적고 진지한 것으로 알려진 그였기에 팬들의 리액션은 폭발적이었다.

이날 콘서트에 우정 출연한 뮤지컬 배우 손준호는 “네 안에 원래 있었다”는 말로 전동석이 내면에 장난기를 많이 지니고 있음을 표현했다. 심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함께했다는 배우 김준현도 게스트로 나와 콘서트를 빛냈다. 전동석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인 발레리노 윤전일이 춤을 선사하고, 같은 스승 밑에서 성악을 배웠다는 뮤지컬 배우 이지혜는 고막을 찢을 듯한 고음으로 축하 무대를 꾸몄다. 5일 공연에도 손준호를 비롯해 이지훈, 민우혁 등 동료 배우들이 나와 전동석의 지난 시간을 함께 되돌아보고 앞날을 축복했다.

전동석은 2부 종반에 “죽을 것 같아요”라는 말을 자기도 모르게 토로했다. 첫 콘서트로 각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넘버를 이어 부르는 일이 얼마나 힘들지는 충분히 짐작 가는 일이다. 그러나 전동석은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앙코르곡으로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열창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사진 = 신스웨이브 제공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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