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소수민족 인권침해 연루
공안국·감시카메라 제조社 포함
양국 실무협상 당일 제재 발표
상무부 “무역협상과 관련없다”


미국 정부가 7일 중국 기관과 기업에 대해 인권침해를 이유로 제재 대상에 무더기로 포함시켰다. 10일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위급 협상을 사흘 앞두고 미·중 실무협상이 열린 날 이 같은 발표가 나옴에 따라 향후 협상에서 양보를 끌어내려는 양측의 기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지역 인민정부 공안국과 감시카메라 제조업체 하이크비전 등 28개 중국 기관과 기업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면서 “위구르족 등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침해 및 박해에 연루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지역 공안국과 19개 산하 기관을 비롯해 하이크비전과 다화, 아이플라이텍, 샤먼 메이야 피코 인포메이션, 이신(Yixin) 과학기술 등 8개 기업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 상무부는 “이들 기관·기업은 신장의 위구르족, 카자흐족을 비롯해 다른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억압과 대규모 임의구금, 첨단감시 등의 이행에 있어 인권침해와 유린에 연루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서는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된다. 앞서 미국은 8월에도 미 의회가 통과시킨 국방수권법에 따라 화웨이와 하이크비전 등 5개 중국 업체의 통신·감시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CNN은 신장 지역에서 드론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불명의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됐다고 소개하면서 “카슈가르(신장 지역의 한 도시) 구금 센터라고 쓰인 조끼를 입은 수백 명의 남성이 눈을 가린 채 열을 맞춰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면서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발표와 미·중 무역협상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시기상 대중국 압박용으로 이해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국가안보국 내부에서 수개월 동안 해당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데 속도를 내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면서도 이번 발표 시점이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도발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발표가 나온 날 미·중 양측은 10일 고위급 협상에서 논의될 의제들을 가지고 차관급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한편 미 정부는 발칸 국가를 향해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참여할 경우 뒤따를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4일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를 방문해 당국자와 면담 후 “민감한 기술에 대한 중국의 투자, 중국의 인프라 사업 확보를 위한 뇌물 매수 전략의 리스크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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