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日王)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1990년 아키히토 국왕 즉위식에 강영훈 당시 총리가 참석했던 전례에 따라 이 총리가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일 관계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 상황이지만, 이 총리의 즉위식 참석은 매우 바람직하다. 우선, 지도자들의 외교 실패로 양국 관계가 나빠진 만큼 양국 국민 사이의 상호 이해는 더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왕실이 과거에는 군국주의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일본 통합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나루히토 즉위식을 앞두고 일본 국민은 열광하고 있다. 이 총리의 참석은, 이웃 국가의 경사(慶事)를 축하해야 하는 당연한 미덕을 넘어 일본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나아가 나루히토 왕은 한국을 ‘조상국가’로 생각할 정도로 매우 우호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친인 아키히토 전왕은 지난 2001년 백제 무령왕의 후손임을 밝히면서 “한국과의 연(緣)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는데, 나루히토 왕은 부친이 그런 발언만 하고 한국 방문을 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아쉽다는 생각을 주변 인사들에게 밝힌 적이 있다. 또 이 총리와는 구면이다.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 물 포럼 때 왕세자 신분으로 참석해 이 총리와 환담한 적이 있는 데, 당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의 국정은 총리와 내각이 집행하고, 왕은 상징적 존재라는 점에서 관계 정상화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책임이다. 그러나 일왕은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총리가 나루히토 왕의 방한을 초청할 필요가 있다. 또, 생전에 퇴위한 아키히토 전왕이 이젠 개인 자격으로 무령왕릉을 참배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통이기도 한 이 총리가 이런 역할을 하기 바란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