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 체험장’에서 참여자들이 직접 만든 동백비누를 선보이고 있다. 김낙중 기자
지난 4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 체험장’에서 참여자들이 직접 만든 동백비누를 선보이고 있다. 김낙중 기자

제주 서귀포시

캐릭터·하트·동물 모양 넣고
내 마음대로 꾸미는 동백비누
아이·어른 모두 즐거운 체험

따뜻한 감귤 물에 발 담그고
달콤한 디저트도 직접 만들어
40명 모집하는 행사 연일 매진


“곰돌이 네 마리 가족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담았어요.” 윤정원(7) 양은 깊이 고민하더니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동백비누를 꾸밀 속비누를 골랐다. 윤 양이 선택한 건 하트와 나뭇잎, 그리고 곰돌이 네 마리. 윤 양은 “나만의 비누를 만들 수 있어서 즐거웠다”며 “아까워서 쓰지 못하고 보관할 것 같다”고 해맑게 말했다.

개천절과 주말 사이 징검다리 연휴를 맞은 지난 4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 체험장’은 40명이 몰려 북적거렸다. 푸른 동백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이곳은 동백나무 군락지를 중심으로 마을 곳곳에서 300년 된 동백나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백기름은 동백나무의 무엇에서 추출할까요?” 최혜연 사단법인동백고장보전연구회 사무국장이 동백비누 만들기에 앞서 깜짝 퀴즈를 내자 너도나도 손을 들어 답을 맞히기에 바빴다. 최 사무국장은 “동백나무 씨앗을 짜면 기름을 낼 수도 있는데 예로부터 제주에서는 그 기름을 약처럼 이용했다”고 말했다. 두 살배기부터 성인까지 모인 마을 체험장에서 참여자들은 모두 비누 만들기에 열을 올렸다. 캐릭터, 꽃, 하트, 동물 등 다양한 색깔의 속비누를 골라 동백오일이 함유된 비누 베이스에 넣으면 나만의 비누가 탄생했다. 비누가 굳는 동안 입맛을 돋우는 황금향까지 즐길 수 있었다. 이날 행사는 제주도 마을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즐기는 ‘귤빛으로 물드는 제주 로캉스(Local+Vacance)’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제주 로캉스에 참가하면 동백마을과 하효마을에서 하루 동안 동백 비누와 감귤 타르트 등을 만들 수 있는데, 비용은 2만 원이다. 그 덕에 매번 40명씩 모집하는 상품이 연일 ‘매진’ 행진이다.

참여자들이 동백기름을 두른 톳비빔밥을 먹고 있는 모습.  김낙중 기자
참여자들이 동백기름을 두른 톳비빔밥을 먹고 있는 모습. 김낙중 기자

서울에서 제주로 ‘한 달 살이’를 하러 내려온 이숙영(여·41) 씨는 “원래 제주에 오면 관광지만 다니게 되는데 로캉스 덕에 겉만 보는 제주가 아닌 마을 구석구석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며 “현지 마을 주민들이 차려주신 덕에 밥도 믿음이 가고 맛있다”고 말했다. 이날 점심 메뉴는 동백기름을 두른 톳비빔밥으로, 제주도 무말랭이로 만든 특제 양념장이 가미됐다. 비누 체험장에서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넓게 펼쳐진 동백나무 군락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동백향이 솔솔 풍기는 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나른해질 때쯤 코를 시큼하게 하는 감귤향이 가득한 곳으로 떠났다. 서귀포시 신효동에 있는 ‘제주 감귤박물관’이 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오렌지, 감귤, 한라봉 등 모양의 모자를 쓰고 감귤의 역사를 찾아 떠났다. 맨도롱 또?한(따뜻하다는 뜻의 제주 방언) 족욕 체험도 누릴 수 있었다. 진피 가루가 뿌려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자 ‘따뜻하다’ ‘부드럽다’는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도착한 서귀포시 하효동 ‘하효마을’에서도 감귤향은 이어졌다. 김미형 하효살롱협동조합 대표는 “하효마을은 제주도에서도 가장 따뜻한 지역으로 감귤이 가장 유명한 마을”이라며 “햇빛이 속까지 투영돼 고당도 감귤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25명이 모인 하효부녀회는 2년간 사업을 준비한 끝에 지난해 1월부터 체험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감귤 타르트와 감귤청을 만들어볼 수 있었다. 크림치즈, 밀가루, 계란, 생크림, 감귤 주스를 거품기로 열심히 섞어 반죽을 만들어 구운 다음 감귤과 포도로 장식하면 맛좋은 타르트가 완성됐다.

부산에서 온 정예진(7) 양은 “만들기를 좋아해서 학교에서도 방과 후 요리 교실을 듣는데, 오늘 로캉스 체험에 와서 감귤 타르트와 감귤청을 직접 만들어보니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서귀포 =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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