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흘간 파업 돌입
미처 파업 대비못한 이용객
줄어든 좌석수에 불편 호소
외국인도 영문 모른채 당황
장기화땐 수출입까지 피해
서울교통公, 정시운행 독려
전국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전 9시, 서울역 내 전광판 앞을 서성거리던 정세진(41) 씨는 11시 이후 부산행 열차표가 입석 또는 매진인 상황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11시대 열차를 타려 했다는 그는 어쩔 수 없이 10시대 열차표를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그는 “조금 늦게 왔다면 하루 일정을 모두 취소할 뻔했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전 9시 부산행 KTX를 놓친 최은호(24) 씨는 “차를 놓친 적이 처음은 아닌데 다음 차가 한참 뒤에나 있는 데다 입석뿐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KTX 이용은 포기하고 버스 타러 가야 할 것 같아 표를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철도노조 파업으로 서울역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파업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열차 이용객들은 평소와 달리 줄어든 좌석 수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철도 파업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악재’로 작용했다. 서울역에서 철도파업 안내문을 유심히 보고 있던 베트남 관광객 따웅(25) 씨는 “베트남에서 같이 온 친구와 강원도에 기차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미리 표를 구해놓지 못했다”며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들은 현장에 와도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를 것 같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철도노조의 파업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수송체제에 돌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출퇴근 시간 수도권 전철과 KTX에 내부 직원은 물론 군 인력까지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철은 평시 대비 88.1%, KTX는 72.4%, 일반열차인 새마을호는 61.8%, 무궁화호는 66.7% 수준으로 운행될 전망이다.
철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화물운송에 영향을 미쳐 건설업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진행되는 사흘간의 철도파업으로 화물열차는 평시 대비 32.1%만 운행되고 있다. 파업 기간에는 수출입 및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하게 된다. 단기간은 수급을 받지 않아도 유지 가능한 시멘트나 건설자재는 운송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흘 동안 파업을 하므로 건설업계에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건설업은 물론 수출입에도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와 달리 수도권 전철에는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준법 투쟁 여파가 이날 오전까진 크진 않았다. 하지만 해당 노조가 오는 16일부터 총파업에 나서면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종로3가역에서 열차를 이용하던 조순석(63) 씨는 “평소보다 차량수가 줄어든 것 같기는 하지만 크게 불편하진 않은 것 같다”면서 “총파업을 하게 되면 가뜩이나 붐비는 곳이라 전철 이용이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하철 1∼8호선을 운행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019년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되자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준법투쟁은 열차운행 횟수는 정상적으로 유지하나 열차 지연 시 회복운전을 하지 않거나, 안전운행을 명분으로 서행 운전하고, 정기검사 외 특별점검을 중단하는 등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노동조합 쟁의 방식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지장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선형·서종민·이후민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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