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홍콩 시위대가 침사추이에서 대만 108주년 국경일을 기념해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0일 홍콩 시위대가 침사추이에서 대만 108주년 국경일을 기념해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교장·학생간 대화에서 폭로
“온갖 저급한 말에 모욕 느껴”
논란 일자 경찰 “자체 조사”

임신부·다수 미성년자 체포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 확산


홍콩 경찰관이 여성 시위자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년을 향한 총격, 임신부 체포 및 감시, 미성년자 다수 체포 등에 이어 홍콩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12∼13일에도 19주차 주말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11일 밍바오(明報)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중문대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 우(吳)모 씨가 “경찰에 체포당한 뒤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자체 조사에 돌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우 씨는 지난 10일 학교에서 열린 교장과 학생 간 대화에서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검은 마스크를 쓰고 대중 앞에 선 그는 “지난 8월 31일 시위를 하다가 프린스에드워드(太子) 역에서 체포돼 신우링(新屋嶺) 구금소에 갇혔다”면서 “이곳에 갇혀 있는 동안 우리는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온갖 저급한 말로 모욕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방 저 방 (경찰이) 시키는 대로 이동했는데 경찰관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며 마스크를 벗고 “경찰에 대항할 용기를 달라”고 호소했다. 돤충즈(段崇智) 중문대 학장은 “경찰 폭력에 대한 학교 측 입장을 밝히겠다”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 늦은 밤 “이번 일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지만 신우링 구금소에서 성폭행 신고가 접수된 바는 없다”면서 “우 씨가 실질적인 증거를 가져온다면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성폭력 의혹과 별개로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홍콩 정부가 지난 4일 ‘복면금지법’을 발표하고 5일 시행에 들어간 뒤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4일에는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고 7일 시위에서는 만삭의 임신부가 경찰에 연행됐다. 12세 학생이 체포되고 여성 시위자가 경찰에게 뺨을 맞는 모습도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경찰은 일부 대학에 사전 연락 없이 진입해 학생을 검거하기도 했다. 경찰 측은 “시위대의 폭력적 행위나 위법 사항에 대해 공정하게 대응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이어진 4개월여 동안 체포된 시민은 2379명에 달하며 그중 750명은 18세 이하 미성년자로 집계됐다.

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대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만 역시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일 대만이 108주년 국경일을 맞이한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일국양제는 수용할 수 없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 아래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콩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대만 국기를 들고 함께 108주년을 축하하기도 했다.

김온유 기자 kimon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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